남가주 샌버나디노 크레스트라인 등 수개 마을 출입 봉쇄…경찰에 "도와주세요" 1천여건 신고

[뉴스진단]

"30년래 최악의 폭풍, 식량 다 떨어져"
원할한 물자공급 1주일 쯤 더 걸릴 듯

  
남가주 산악 지대의 주민들이 이례적인 폭설에 갇히면서 구조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4일 abc7뉴스에 따르면 지난 주말 폭설을 동반한 겨울 폭풍이 강타하면서 샌버너디노 산맥에 있는 마을들이 고립됐다. 주택들과 상점이 폭설에 자취를 감추고, 눈사태로 주요 고속도로는 차단되어 통행이 불가능 하게됐다.

샌버너디노 카운티 셰리프 당국엔 1200건이 넘는 구조 전화 등이 접수됐지만, 카운티 당국은 고립된 주민의 숫자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외부와 단절된 한 주민은 하얀 눈밭에 발자국으로 "우리를 도와주세요"(Help Us)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샌버너디노 카운티 당국은 헬기를 동원해 구호품을 실어나르고 좁은 길을 내 차량으로 빅 베어와 레이크 애로헤드 등 고립된 마을에 식량과 의약품, 유아용품 등을 긴급 지원했다.

현재 제설작업이 된 일부 도로는 접근이 가능하지만 작은 도로들은 눈에 뒤덮여 통제 불능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고립된 마을 중 하나인 크레스트라인 지역 주민들은 강력한 폭풍의 여파로 정신적인 충격을 호소하고 있다.

한 주민은 "식량을 구하기 위해 집에서부터 1마일을 걸어서 크레스트라인의 유일한 식료퓸 가게인 굿윈 선 마켓으로 갔지만 마켓 지붕이 폭설로 내려앉아 아무것도 살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일평생을 빅베어와 크레스트에서 지내면서 30년만에 마주한 최악의 폭풍"이라며 "집에 3~4일 여분의 식량을 비축해 뒀지만 마켓이 없으니 이젠 어떻게 해야할지 상황이 막막하다"고 호소했다.

다행히 마켓 주차장에서는 긴급 구호 식량을 배포하고 있다.

또다른 주민은 "눈사태가 발생해 갇힌 것이나 다름없다"며 "거실에 있는 벽난로를 장식용으로만 구입했는데 한파에 떠는 지금은 생명의 은인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당국은 원활한 물자 공급이 이뤄지기 위해선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일부 주민은 앞으로 일주일 더 고립된 채 구호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도로 제설 작업을 하는데 며칠 또는 몇주가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