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유명 여배우·방송인 "3년 간 보관한 아들 냉동 정자 이용 득녀" 공개 '발칵'

[스페인]

"자손 남기고 싶다던 마지막 소원 들어주려 
암 사망 직후부터 난자 공여자·대리모 물색"
'여성에 대한 폭력'vs '합법 출산'찬반 논란

대리모를 통해 아기를 얻어 나라를 들썩이게 한 스페인 국민 배우가 이번엔 아이 아빠의 정체를 공개해 또 한 번 스페인을 발칵 뒤집어놨다.

5일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스페인 배우·방송인인 아나 오브레곤(68)은 잡지 '올라' 인터뷰에서 최근 대리모를 통해 얻은 딸의 생물학적 아버지가 3년 전 사망한 자신의 아들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아이는 내 딸이 아니라 손녀"라면서, 자손을 남기고 싶다던 아들의 생전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기 위한 대리모 출산 과정을 상세히 설명했다.

오브레곤의 아들 '알레스'는 27살이던 2020년 5월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오브레곤은 아들이 눈을 감은 바로 그날부터 대리모를 수소문하고, 난자 공여자를 찾는 등 아들의 소원을 이루기 위한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오브레곤은 아들이 생전에 미국 뉴욕에 보관한 냉동 정자를 이용, 결국 플로리다에 사는 쿠바계 대리모를 통해 최근 '손녀'를 얻는 데 성공했다.

스카이뉴스 등은 오브레곤이 유전자를 제공하는 등의 방식으로 '직접' 출산에 개입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새로 얻은 아기가 유전적으로도 '손녀'가 맞는다는 의미다.

오브레곤은 인터뷰에서 "아이는 알레스의 딸이다. 아이가 크면 아빠를 자랑스러워할 수 있도록, 자신이 누군지 알 수 있도록 자기 아빠가 영웅이었다는 점을 알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셜미디어에 이 인터뷰 내용을 공유한 뒤 아들의 이름을 부르며 "알레스야, 암을 막아주겠다고 맹세했는데 지키지 못했다"며 "(네 딸을) 안으면 너를 다시 안은 것 같은 형언할 수 없는 느낌이 든다. 무한한 사랑으로 돌봐줄게, 하늘에서 도와주렴"이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 마이애미에 머무는 오브레곤은 스페인으로 돌아가기 전에 미국 주재 스페인 영사관에서 '손녀'에 대한 입양 절차를 밟을 계획으로 전해졌다.

스페인 매체들은 오브레곤이 아이를 안고 있는 사진을 1면에 싣는 등 그의 소식을 앞다퉈 다뤘다. 스페인 잡지 렉투라스는 아이의 대리모 기사를 특집으로 전했다.

이미 지난주에는 오브레곤이 대리모를 통해 아이를 얻었다는 소식으로 스페인에서 거센 찬반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당시 이레네 몬테로 평등부 장관은 "대리모 이용은 여성에 대한 폭력의 한 형태"라고 비난했다.

오브레곤은 대리모는 전 세계 많은 국가에서 인정되는 합법적 재생산 제도라고 반박하고 새 손녀에게 형제자매를 만들어 줄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