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위기론 속 洪에 먼저 '옐로 카드'…'자숙' 김재원 공식 징계 가능성도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류미나 기자 = 최근 '전광훈 리스크'를 계기로 당 안팎에서 리더십이 거론돼 온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3일 홍준표 대구시장을 당 상임고문에서 전격적으로 해촉하면서 추가로 강경 카드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김 대표의 이날 조치는 자신의 리더십을 둘러싼 의구심을 해소하려는 동시에 당 지지율 하락세 수습을 위해 본격적으로 '칼을 빼들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읽히기 때문이다.

전광훈 리스크는 3·8 전당대회 이후 '친윤(친윤석열) 당직 인선' 등으로 불거진 당 지지율 하락세를 더 부채질하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는 김재원 최고위원의 잇따른 실언이 계기가 됐다.

지난 달 12일 전 목사가 주관하는 예배에 참석해 '5·18 정신을 헌법에 수록할 수 없다'는 취지로 발언한 데 이어 같은 달 25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강연회에서의 '전광훈 우파 천하통일' 발언까지 김 최고위원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는 최근 당 지지율 하락을 가속하는 핵심 요인으로 지목됐고, 김 최고위원은 공개 활동을 하지 않겠다며 '자숙'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홍 시장은 '전광훈 손절' 뿐 아니라 김 최고위원 중징계를 주장해왔다.

특히 김 대표에게 '강단 있는 리더십'을 주문했으며, 이는 김 최고위원을 징계하지 않는 김 대표에 대한 비판으로 읽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전대 한 달 여 만에 리더십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됐고, 결국 김 대표는 이날 전격적으로 '상임고문 해촉'이라는 카드를 통해 '김기현 흔들기'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당내에서는 김 대표가 홍 시장 해촉에 그치지 않고 김 최고위원에 대한 공식적인 징계까지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 목사 리스크를 일으킨 장본인인 김 최고위원에 대한 조처가 없으면 홍 시장 해촉과 균형을 맞추기도 어렵다는 논리다.

'쓴소리하는 인사만 징계한다'는 비판론이 나오는 상황도 부담스러울 수 있다.

당장 홍 시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상임고문직 해촉과 관련, "김 대표에게 '강단 있게 하라'고 했더니 뜬금없이 나에게만 강단 있게 대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홍 시장은 또 페이스북에서는 "문제 당사자 징계는 안 하고 나를 징계한다? 이참에 욕설 목사를 상임고문으로 위촉하시라"고 비꼬기도 했다.

이준석 전 대표도 페이스북에 "정당에서 당내 구성원이 조금이라도 다른 의견이 있으면 윤리위로 몽둥이 찜질하는 것을 넘어서, 이제 '상임고문 면직'까지 나온다"고 적었다.

김 최고위원 징계 가능성은 김 대표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석이던 중앙당 윤리위원장에 황정근 변호사를 선임하면서 더 커졌다는 시각도 있다.

황 윤리위원장은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김 최고위원 징계와 관련한 질문에 "당헌·당규에 입각해 윤리위가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김 대표는 최고위 회의 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최고위원 징계를 윤리위에서 검토하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윤리위는 독자적으로 안건을 상정하고 진행하기에 당 대표가 관여할 수 없게 돼 있다. 윤리위가 독립적으로 알아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wis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