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할리우드 영화감독들의 모임인 미국영화감독조합(DGA)과 주요 영화사들 사이의 단체협상이 잠정 합의에 도달했지만 미국작가조합(WGA)은 추가 협상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통신이 4일 보도했다.

DGA는 넥플릭스와 월트디즈니 등 굴지의 영화사를 대표하는 TV제작자연맹(AMPTP)과 3주 동안 협상을 계속해 오다 이날 3년 시한의 계약에 잠정 합의했다.

합의된 내용은 1∼3차 연도별 5%, 4%, 3.5%씩의 기본임금 인상과 스트리밍에 따른 잔여수당 인상, 인공지능(AI)에 의한 일자리 잠식 금지 등이다.

DGA 이사회는 6일 잠정합의안을 심사한 뒤 1만 9천여 조합원들의 승인 여부를 물을 예정이지만 구체적 일정은 미정이다.

조합원들이 이 합의안을 승인하면 WGA와 헐리우드 배우들을 대표하는 SAG-AFTRA도 이를 협상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1만1천여 명의 작가들을 대변하면서 지난달 2일 파업을 시작한 WGA는 제작사들과의 추가 협상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이들의 파업으로 몇몇 TV와 영화 제작사들이 문을 닫은 상태다.

2007년과 2008년에는 DGA의 협상 타결 이후 곧바로 WGA가 협상 테이블로 돌아간 적이 있지만, 올해는 이런 전략이 통하지 않는다고 WGA 협상팀의 크리스 카이서는 밝혔다.

카이서는 유튜브에 올린 영상을 통해 "WGA와의 협상을 거치지 않고는 이곳 헐리우드 회사들이 다시 문을 열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위한 노력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TV 드라마 '스파르타쿠스'를 만든 스티븐 S. 디나이트 감독은 DGA 협상 결과에 대해 "실망스럽지만 그리 놀랍지도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작가인 빌 월코프는 "DGA 조합원들이 나름 성과를 이룬 것은 기뻐할 일이지만, 우리 쪽은 완전 교착 상태"라며 "결심을 더 다질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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