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 케이블 절도 몸살, 세계 1위 구리 생산국

[칠레]

2년간 720km…피해 1100만불 넘어

훔치다 감전사 절도범도 작년 13명

세계 1위 구리 생산국인 칠레가 구리 절도 급증에 몸살을 앓고 있다. 절도범들은 구리를 고철로 내다팔기 위해 전국 곳곳에서 케이블을 끊어 훔쳐가고 있는 실정이다.

칠레 전력업계가 최근 발표한 2021~22년 케이블 절도 피해 현황조사에 따르면 절도범들이 훔쳐간 케이블은 자그마치 718km에 달했다. 절도범들이 훔쳐간 케이블을 길게 연결하면 서울과 부산 왕복 거리에 육박할 정도다. 무게로 치면 무려 238톤에 달했다.

특히 지난 2022년 한해동안 감쪽같이 사라진 케이블은 길이 494km, 무게 172톤이었다. 관계자는 “경기가 나빠진 탓에 절도 행각이 더 기승을 부렸다”면서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날이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케이블 절도로 발생하는 피해는 해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칠레의 4개 주요 전력회사는 지난해 케이블 절도 피해가 발생한 송전망 복구에 55억4100만 페소(약 692만 달러)를 썼다.

여기에 전기가 끊긴 가정, 기업, 공장 등에서 인터넷 등 통신망까지 두절돼 입는 피해까지 합치면 실제 케이블 절도로 인한 피해액은 87억5300만 페소(약 1103만 달러)에 달한다고 전력업계는 추산했다.

지난해 칠레에서 케이블 절도로 정전피해를 입은 사용자는 66만1000명으로 2021년보다 120% 증가했다.

전기가 흐르는 케이블을 노리는 절도범에게도 케이블 절도는 목숨을 건 범죄다. 지난해 칠레에선 케이블 절도범 13명이 범행 중 사망했다.

케이블 절도가 기승을 부리자 의회는 처벌을 강화하는 형법 개정안을 상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