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조이스틱, 인터넷에 3만8천800원에 판매 중"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대서양에서 실종된 타이태닉호 관광용 잠수정이 게임기용 컨트롤러인 '조이스틱'으로 조종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되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20일 보도했다.

사라진 심해 잠수정 '타이탄'을 다룬 지난해 미국 CBS 방송 보도를 보면 운영사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은 "이 함정은 비디오 게임 컨트롤러로 조종된다"고 밝힌 바 있다.

해당 영상을 연합뉴스가 찾아본 결과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의 스톡턴 러시 최고경영자(CEO)가 잠수정 내에서 컴퓨터·전자기기 제조업체인 로지텍의 로고가 선명하게 보이는 은색 조이스틱을 소개하는 모습이 확인된다.

당시 CBS 기자는 이를 두고 "잠수정이 맥가이버식 임시변통으로 만들어진 것 같다"고 꼬집기도 했다.

승객 5명이 탄 잠수정이 실종되자 새삼 CBS 방송 내용이 주목받으면서 사람을 싣고 해저로 내려가는 위험한 여행을 하는 잠수정이 게임용 조이스틱으로 조종되는 것이 맞느냐는 논란이 제기됐다.

하지만 WP는 잠수정을 조이스틱으로 조종하는 것 자체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WP는 "비디오 게임 컨트롤러는 10여년 전부터 전세계적으로 운송수단을 모는 데 널리 사용됐으며, 심지어 군대에서도 자주 쓰였다"고 짚었다.

조이스틱 사용 자체는 큰 문제가 아니라는 취지다.

실제 2008년 영국 육군 모집 광고를 보면 마이크로소프트(MS)의 '엑스박스 360' 컨트롤러로 무인 항공기(드론)를 조종하는 모습이 확인된다. 2011년 아프가니스탄에서 폭발물 처리 로봇을 작동시킬 때도 같은 모델이 쓰였다.

2017년 미 해군의 SSN 콜로라도 잠수함은 엑스박스 360으로 잠망경을 작동시킨 최초 사례로 알려졌으며, 2020년 방산업체인 이스라엘항공우주산업(IAI) 역시 카르멜 장갑차 모델에 엑스박스 컨트롤러를 적용했다고 WP는 설명했다.

WP는 "군 관계자들은 젊은 군인들이 비디오 게임 컨트롤러의 작동법과 인체공학적 디자인에 매우 익숙하다고 입을 모은다"며 "게다가 MS의 브랜드인 엑스박스는 윈도 등 다양한 컴퓨터 운영체제와 호환된다"고 전했다.

하지만 타이탄 잠수정에 쓰인 컨트롤러는 로지텍의 G-F710으로 확인됐는데, 이 모델은 무선 연결인 블루투스가 적용됐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WP는 "잠수정이 실종된 이유가 아직 불확실해 특정한 원인을 찾는 것은 섣부른 추정일 수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로지텍은 고품질 게임 장비로 유명하지만, 무선으로 작동한다는 것은 걱정되는 지점"이라고 언급했다.

타이탄호의 조이스틱이 포착된 지난해 보도 영상에서 러시 CEO가 꺼내 보인 조이스틱의 경우 잠수정용으로 개조된 듯 보이지만, 여전히 무선으로 작동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군사부문 적용 사례의 경우 컨트롤러가 모두 유선으로 작동하기에 연결이 끊길 위험이 없고 무선 데이터 전송과 관련한 문제도 없다"고 설명했다.

이 모델은 온라인 마켓 아마존에서 29.99달러(약 3만8천800원)에 판매 중이다. 제품 리뷰에는 "컨트롤러의 무선 연결 특성이 연결 끊김 문제로 이어진다"고 적은 내용이 일부 있다고 WP는 전했다.

앞서 타이탄은 지난 18일 오전 대서양에서 실종됐으며, 미국·캐나다 당국이 사흘째 수색을 진행 중이다.

대서양 해저 약 4천m 지점에 가라앉은 타이태닉호 선체 관광을 위해 운영되는 타이탄에는 영국 국적의 억만장자 해미쉬 하딩과 파키스탄 재벌 샤자다 다우드와 그의 아들, 프랑스의 해양학자 폴 앙리 나졸레 등이 탑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d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