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전기문제로 잠수 취소되기도…"돌덩이가 돼서 가라앉는 느낌"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대서양에서 실종된 타이태닉 관광용 잠수정의 수색 작업이 더뎌 참사 우려가 커진 가운데 이 잠수정을 타본 승객들이 위험천만하고 아찔했던 여행 경험담을 공유했다.

2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2021년 문제의 잠수정 '타이탄'에 타본 독일인 탐험가 아르투어 로이블(60)은 독일 빌트지와 인터뷰에서 당시 탐험에서 살아 돌아온 것은 매우 운이 좋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처음 잠수정에 탔을 때 전기 문제로 선체에 고장이 나 잠수가 취소됐었다"라며 "잠수에 성공했을 때도 전기 장치 고장으로 예정 시간보다 다섯시간이나 늦게 잠수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잠수정이 하강할 때 균형을 잡는 데 쓰이는 '안정화 튜브'의 브래킷이 선박에서 떨어지기도 했는데, 이를 케이블 타이로 묶기도 했다고 로이블은 덧붙였다.

그는 "돌이켜보면 그건 자살 미션과 같은 것이었다"라고 말했다.

당시 잠수정을 타고 심해에 내려갔을 때 잠수정 회사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의 최고경영자(CEO)인 스톡턴 러시와 프랑스 국적의 잠수정 조종사 폴-앙리 나르젤렛도 동승했다고 로이블은 전했다.

이 두 사람은 모두 실종된 잠수정에 탑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기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의 작가이자 제작자로 유명한 마이크 리스(63)는 작년 7월 잠수정을 탔다.

그는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잠수정을 타고 해저로 내려가는 과정은 한 시간 반 동안 돌덩이가 돼서 가라앉는 것과 같은 느낌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잠수정이 타이태닉 잔해로 향할 때 해류에 의해 경로를 이탈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나침반이 매우 이상하게 작동했고, 잠수정이 원래 있어야 할 위치에서 460m가량 떨어진 곳에 있기도 했다고 한다.

잠수정은 바닷속에 3시간 정도 머무를 수 있는데 당시 일행은 겨우 20분 정도 타이태닉 잔해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고 리스는 말했다.

잠수정에는 세탁기 문에 달린 창문과 같은 크기의 선창이 하나밖에 없었고, 리스는 당시 이 창을 통해 타이태닉 선체를 구경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잠수정이 실종된 이후 뒤늦게 선체의 여러 안전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몇만원짜리 게임용 무선 컨트롤러로 잠수정을 조종했다는 사실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NYT는 2018년 잠수함 산업 업계 관계자들이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에 서한을 보내 위험성을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업계 관계자들은 "회사의 실험적인 장비는 사소한 오류에서 큰 참사를 발생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고 한다.

잠수정 타이탄은 18일 오전 대서양에서 실종됐다.

미국 해안경비대는 수중 탐색장비를 동원해 잠수정 수색에 나섰지만 아직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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