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모자로 얼굴 최대한 가려…구속 여부 오늘 오후 결정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7년 전 신생아 딸을 텃밭에 암매장해 살해한 40대 어머니가 구속 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했다.

살인과 사체유기 등 혐의를 받는 40대 A씨는 7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리는 인천지법에 들어섰다.

경찰 승합차에서 내린 그는 수갑이 채워진 두 손을 가리개로 덮은 모습이었고, 검은색 모자와 마스크도 써 얼굴 노출을 최대한 피했다.

A씨는 "살인 혐의를 인정하느냐, 왜 딸의 출생 신고를 하지 않았느냐"는 취재진의 잇따른 질문에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이어 "딸에게 미안하지 않나"는 물음에도 침묵했으나 "혹시 아들 앞에서 범행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아들 앞에서는 안 그랬다"며 부인했다.

A씨는 또 "원하지 않았는데 딸을 임신했었냐"는 말에는 "네"라고 짧게 답했다.

이날 영장실질심사는 오후 2시부터 김성수 인천지법 영장 전담 부장판사의 심리로 진행되며 구속 여부는 오후 늦게 결정될 예정이다.

A씨는 2016년 8월 중순 경기도 김포시 텃밭에 딸 B양을 암매장해 살해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그는 같은 달 7일 인천 한 산부인과 병원에서 낳은 딸을 1주일가량 뒤 모친의 텃밭에 묻은 것으로 조사됐다.

A씨가 암매장 장소로 지목한 텃밭에서는 사건 발생 7년 만인 전날 C양으로 추정되는 유골이 발견됐다.

그는 또 맏아들 B(18)군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도 받는다.

조사 결과 A씨는 B양을 낳을 당시에는 남편과 별거 중이었으며 이후 이혼하고 B군을 혼자서 키웠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경제적인 이유로 딸을 양육하기 어려웠다"며 살인 혐의를 일부 인정했다.

앞서 인천시 미추홀구는 출생 신고가 되지 않은 C양의 행방을 확인하다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A씨는 지난 5일 긴급 체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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