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같은 퍼스트레이디, '강철 목련' 이미지
카터 "내 평생 가장 잘한 일은 그녀와 결혼한 것"

남편 지미 카터(99) 전 대통령만큼이나 대통령 같다고 평가받던 영부인 로잘린(사진) 여사가 19일 96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비영리 자선재단인 카터센터는 로잘린 여사가 타계했다고 밝혔다. 전날 고인이 고향인 조지아주 플레인스 자택에서 ‘호스피스 케어’를 받고 있다고 발표한 지 이틀 만이다. 호스피스 케어는 인생의 마지막 순간을 편안히 보내도록 보살핌과 치료를 제공하는 활동이다.

로잘린 여사는 카터 전 대통령의 평생 동반자였다. 대통령 재임기(1977~1981년) 당시 정치적 활동은 물론 퇴임 뒤 인도주의 활동까지 삶의 전 단계를 함께했다. 로잘린 여사는 과거 “해가 지나며 우리는 친구이자 연인일 뿐 아니라 파트너가 됐다”고 했고, 카터 전 대통령도 둘의 관계를 “완전한 파트너십”이라고 표현했다.

정치적으로 가장 적극적인 역대 미국 퍼스트레이디 중 한 명이 로잘린 여사였다. 야심 차고 단호한 성격을 감춘 부드러운 말투의 미국 남부 출신이라는 의미로 '강철 목련'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고인은 내각 회의 및 대통령 대상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일일 브리핑을 비롯한 주요 브리핑에 참석했고, 행사에서 자주 대통령을 대신했으며, 정책 문제에 대한 조언도 거침없었다.

미국인의 정신건강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인 고인은 공교롭게 생애 막바지 치매를 앓았다. 
두 사람은 최장기 ‘퍼스트 커플’이다. 세 살 차이 친구였던 둘은 1945년 해군사관학교 생도였던 청년 카터가 잠시 집에 돌아왔을 때 데이트를 시작했고 1946년 결혼했다. 올 7월 7일 결혼 77주년을 축하했다.

지난 2015년 인터뷰에서 “내가 한 가장 좋은 일은 로잘린과 결혼한 것이었다. 그게 내 인생의 정점이었다”고 말한 카터 전 대통령. 이제 호스피스 돌봄을 받으며 곧 아내를 뒤따를 준비를 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