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日 경제규모, 3위서 4위로 후퇴, 국내투자 축소·내수부진 탓"
30년간 위험 회피 사고 젖어…2026년엔 인도에도 추월 굴욕
1위 미국, 2위 중국 꿋꿋, 한국은 러시아·멕시코 등 이어 13위

지난해 일본의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한때 '유럽의 병자'로 불렸던 독일에 뒤져 세계 3위에서 4위로 하락할 것이 확실시된다고 아사히신문이 16일 보도했다.

일본 경제 규모는 1968년에 서독을 제치고 미국에 이어 2위로 올라섰으나, 2010년 중국에 뒤져 3위가 됐고 이제는 4위로 떨어지게 됐다. 2026년 무렵에는 '인구 대국' 인도에도 추월당해 5위로 내려앉을 것으로 전망된다.

보도에 따르면 독일 통계청은 지난해 명목 GDP가 전년보다 6.3% 증가한 4조1천211억 유로(약 5천979조원)로 집계됐다고 전날 밝혔다.
일본 당국은 지난해 명목 GDP를 아직 발표하지 않았으나, 민간 기관 분석으로는 591조엔(약 5천373조원)으로 예상된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양국의 명목 GDP를 달러화로 환산하면 독일이 4조5천억 달러, 일본은 4조2천억 달러라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GDP는 국가 내에서 생산된 물품과 서비스를 합한 수치로, 명목 GDP에는 물가 변동이 반영된다.

아사히는 "일본 GDP가 지난해 독일에 밀린 데에는 엔화 약세와 독일의 물가 상승 영향이 크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독일 경제 성장률이 일본을 웃돌았다"며 "국제통화기금(IMF) 자료를 바탕으로 2000∼2022년 실질 성장률을 단순히 추산하면 독일은 1.2%이지만 일본은 0.7%에 머물렀다"고 짚었다.
독일은 이민자 유입으로 취업자 수가 늘어나고 해외 기업의 투자도 증가하면서 수출 규모 확대 폭이 일본보다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일본 경제 전문가들은 "일본 기업은 지난 30년간 위험을 회피하는 사고에 젖었다"고 짚은 뒤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내수가 부진에 빠진 탓에 일본 기업의 해외 진출과 엔화 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지난해 GDP 순위가 러시아(11위)·멕시코(12위)에 이어 13위로 전망되는 한국은 후발국으로서 일본보다는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여왔다. 하지만 IMF는 한국의 지난해 성장률을 1.4%, 일본은 2.0%로 예상했다. 이 경우 외환 위기 당시인 1998년 이후 25년 만에 일본 성장률이 한국을 앞지르게 된다.

印, 2038년 1위 예상
한편 무섭게 부상하는 인도가 3·4위 독일·일본을 곧 모두 추월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인도는 지난해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 인구 대국으로 올라섰다. 막대한 인구와 교육열, 첨단 기술 분야 경쟁력으로 무장한 인도가 2026년이면 일본을 앞지를 것이라고 IMF는 지난해 11월 예상했다. 2038년이면 중국도 제치고 미국에 이어 2위 국가로 올라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