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가능성은 낮아졌지만…걸린 사람은 계속 늘어나"

사망률 30년간 하락 불구 발생률은 증가
올해 처음 암 진단 건수 200만건 넘을 듯

50~64세 중년층 '쑥'. 비만·환경요소 탓
흡연 감소·의술 발전에 과잉 치료도 한

암 환자의 사망률은 꾸준히 낮아지고 있으나, 암 발병률은 높아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7일 미국 암 협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1991년부터 2021년까지 암 사망자 수는 400만명 이상 꾸준히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30년간 35% 줄은 것이다.

협회는 흡연 인구의 감소, 조기 진단·치료법의 발전으로 암 사망률이 감소한 것이라 해석했다. 가령 암 사망자수 2위인 폐암의 90% 이상은 흡연으로 발생하는데 흡연률이 낮아지면서 환자 수 자체가 감소한 것이 전체 암 사망률 감소로 이어졌다는 풀이다.

특히 여성 암 사망률 상위를 차지하는 유방암은 치료 기술 발전으로 사망률이 크게 개선됐다.

협회는 “1980년대와 1990년대엔 전이성 유방암은 곧 ‘사형 선고’로 간주됐다”며 “하지만 전이암을 포함한 유방암 사망률은 1975년 10만 명당 48명에서 2019년 27명으로 감소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암 발병 건수는 오히려 늘고 있다.

협회는 2024년 미국의 신규 암 진단 건수가 처음으로 200만건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전립선암, 자궁암, 구강암, 간암, 신장암을 비롯해 대부분 암의 발병률은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대장암은 1990년대 중반부터 매년 1~2% 증가해 현재 10만명당 18.5명이 진달을 받고 있다. 50대 미만 대장암 환자 사망률은 1990년대 4위에서 현재 1위로 올라선 상황이다.

또한 암 환자는 점점 젊어지고 있다. 중년층(50~64세)의 진단 비율은 1995년 25%에서 2019~2020년 30%로 증가한 반면, 65세 이상은 61%에서 2020년 30%로 감소했다.

협회는 암 발생률이 증가하는 정확한 원인은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1950년 이후 출생자들의 높은 비만율과 알려지지 않은 여러 환경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얽혔을 것으로 추정했다.

또한 암 환자 증가는 검진 민감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원인중 하나로 꼽혔다. 의사들이 과거보다 암을 잘 선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협회는 암 진단율이 증가한는 것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지만 과잉 치료에 대해서는 논쟁의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협회는 “모든 암이 생명을 위협하거나 퍼지는 건 아니다”라며 “때로는 치료가 불필요할 수도 있지만 무해한 암과 치명적인 암을 구별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어떤 암이든 치료를 해야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협회는 실제로 올해 유방암 환자의 경우 과잉진단 사례가 최대 50%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암학회의 최고과학책임자인 윌리엄 다후트 박사는 “미국인 남성 2명 중 1명, 여성 3명 중 1명이 일생 동안 암에 걸린다”며 “흡연, 과체중, 적색육 및 가공육 섭취, 과일 및 야채 섭취 부족, 운동 부족 등 주요 위험 요인을 제거하면 암의 42%가 예방 가능하다”고 말했다.

올해 가주 발병 예상 암 환자 19만명

유방암 1위, 2위는 전립선암

암 협회는 2024년 올 한해동안 19만3880명이 암 진단을 받을 것으로 추정했다. <표참조>
암 종류별로 보면 유방암이 3만2660명으로 가장 많은 환자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전립선암이 2만6350명으로 2위를 차지했으며 폐암이 1만6920명으로 3위에 올랐다. 다음은 대장암(1만6170명), 피부암(1만570명), 림프종(8320명), 방광암(7330명), 백혈병(5700명) 등이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