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반중 정서 확산, 美·中 긴장 고조 등 영향…코로나19 이전의 절반으로 급감

[중국]

1만명 넘던 미국 학생들 350명 폭삭
귀국후'중국 유학'되레 취업 걸림돌
중국어 학습엔 中 대신에 대만 각광

한 때 중국어 열풍을 일으키며 유학 천국으로 불리던 중국에 외국인 유학생들의 발길이 끊기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중국을 떠났던 유학생들이 중국 정부의 봉쇄 정책 해제에도 좀처럼 돌아오지 않고 있는 것이다. 세계적인 반중 정서와 미국과의 긴장 고조 등 여러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탓으로 풀이된다. 

1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내 외국인 유학생 수는 2019년 17만2571명에서 팬데믹 첫해인 2020년 8만9751명으로 급감했다. 이후 2022년 11만4112명까지 회복되긴 했으나 다시 감소세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해외 기관들은 지난해 자료가 외국인 유학생 규모가 크게 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뉴욕타임스는 2019년만 해도 1만1000명이던 중국 내 미국인 유학생 수가 지난해 350명까지 줄었다고 전했다. 
SCMP는 유학생이 급감한 배경으로 서방 세계와의 긴장 고조와 관료주의, 취업난을 꼽았다. 

유학생들 사이에서는 중국이 매력적인 선택지가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됐다.
베이징대에서 2년 과정을 수료한 한 영국인 유학생은  “동급생들 사이에선 중국에서 보낸 시간이 귀국 후 취업에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다른 자유 진영 국가들과 세계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만큼 ‘중국 유학’ 경험이 되레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의 중국 유학 담당자는 “2010년대만 해도 중국에 가서 중국어를 공부하면 취업 시장에서 유리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지금은 크게 달라졌다”고 말했다. 

중국 유학 알선 업체들은 특히 미국과 한국 유학생 수가 가장 많이 감소했다고 전했다.
반면에 외국 학생들이 중국에 등을 돌리는 사이 대만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싱가포르 연합조보는 대만 교육부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중국어 학습을 위해서 대만에 간 외국인이 총 3만6350명으로 2022년(2만7808명)보다 30.7%나 늘었다고 보도했다. 종전 최고 기록인 2019년 3만2457명보다도 12% 증가한 수치다. 한 영국인 유학생은 “영국에서 함께 중국어를 배우던 학교 친구들 중 90%는 대만으로 향했고 10%만 대륙(중국)에 갔다”고 말했다.
NYT는 “반외국 정서를 부추기는 권위주의 지도자 시진핑의 중국을 보며 유학 매력이 크게 떨어졌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