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집권 3년만에 최대 위기, 여당 총선 참패 국정운영 동력 상실 '식물 대통령' 우려 

與서도 '용산 책임론'…당내 장악력 약화 
차기 대권주자 물색 당내 움직임 가속화
김건희 특검법등 각종 이슈 해결책 난망  
"과감한 국정 쇄신과 여야 협치가 급선무" 

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여당이 참패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큰 위기에 처했다. 입법부 과반 의석을 얻지 못해 국정운영 동력을 상실한 탓에 조기 레임덕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집권 3년 차에 맞닥뜨린 최대 위기다. 
여당 내에서는 이번 총선 주요 패인으로 용산 리스크를 꼽고 있다. 때문에 윤 대통령과 친윤계의 정치적 입지는 줄어들수 밖에 없다. 국정쇄신과 야당과의 협치, 배우자 의혹 정면돌파 등 겹겹이 쌓인 숙제의 해결은 더욱더 난감한 처지다. 

이번에 국민의힘은 총 108석을 얻어 국회 과반 의석에 한참 못미쳤다. 총 175석을 얻은 더불어민주당·더불어민주연합에 입법 주도권을 또 넘겨주게 된 것이다. 정부를 장악하고 있는 집권 여당임을 고려하면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 가장 큰 패배로 평가된다. 

국민의힘의 다수 의석 확보 실패로 당장 윤 대통령은 레임덕을 피하기 힘들게 됐다. 과제 추진을 위한 예산안과 각종 법안을 단독으로 처리하기 위해선 재적 의원 과반인 150석 이상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영국 일간 가디언, 산케이신문 등 외신들도 이같은 이유를 들며 윤 대통령이 향후 레임덕에 빠질 우려가 크다는 분석을 내놨다. 

여권 내에서 불거져 나오는 용산 책임론은 레임덕 현상에 불을 붙일 수 있다. 
총선을 뛴 후보들은 각종 용산발 악재로 정권심판론이 거세지면서 선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 2월만 하더라도 여당 후보들의 선거 판세는 긍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하지만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주호주대사 임명과 출국, 황상무 전 시민사회수석의 언론인 회칼 테러 발언 등의 이슈들이 터지면서 각종 여론조사에서 수도권 중심으로 여당 후보 지지율은 하락세를 보였다. 이후 대통령실이 이 전 대사와 황 전 수석을 자진사퇴시키고 의대증원에 대해서도 "모든 의제를 열어놓고 대화하겠다"며 진화에 나섰으나 성난 민심을 돌리기엔 너무 늦었다. 

자연스레 대통령의 당내 장악력도 약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총선 결과로 윤 대통령의 권위가 실추되면서 여당은 차기 대권주자를 찾아 떠나는 움직임을 보일 것이 뻔하다. 
윤 대통령이 여당 내 정치적 지지 기반이 약하다는 점,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도 레임덕을 가속화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검찰총장 사퇴 3개월여 만에 대권 도전을 공식화하고 87년 체제 이후 최초로 국회의원 경험이 없는 '0선 출신' 대통령으로 화려하게 정치계에 데뷔했다. 하지만 이 때문에 콘크리트 지지층이나 당내 정치적 자산이 약하고 위기 대응 능력과 정무적 감각이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와 함께 김 여사를 둘러싼 야당 공세와 제2부속실 설치 문제 등 대통령이 레임덕 가속화를 막기 위해 결단해야 할 과제가 쌓여 있다.

정치 전문가들은  레임덕을 막기 위해선 우선 윤 대통령이 한없이 낮은 자세를 보이고 내각이나 대통령실을 과감하게 쇄신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또 무조건적인 여야 협치가 요구된다. 특히 김건희 특검법 등을 놓고 특검을 어떻게 할지 협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선거 패배의 책임을 져야하는 윤 대통령이 레임덕 방어도 스스로 해야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