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타격 수입 감소 '우버' 운전 한인들 크게 늘어…부동산 업계 종사자 상당수 '세컨드 잡'

[타운뉴스]

특별한 기술·영어 필요없고 쉽게 시작 가능
시간 자유스럽고 수입도 짭짤, 아예 이직도
"아는 사람 만날 일 없고, 남 눈치 안봐 좋아" 

#부동산 에이전트인 김모(56)씨는 요즘 우버 운전을 하고 있다. 좀처럼 풀리지 않는 부동산 경기 때문에 거의 1년간 집 거래를 성사시키지 못하던 그는 일찌감치 우버를 시작한 동료 에이전트의 권유로 뛰어들었다. 6개월째 접어들고 있는 그는 손님이 있으면 나가야 하기 때문에 우버 운전을 하는 시간이 들쑥날쑥하지만 하루 평균 10시간 정도다.

일요일만 빼고 1주일에 6일간 일하는 그의 수입은 월 평균 4000달러 정도다. 가끔 들어오는 팁도 짭짤하다. 3개월에 한번씩 지급받는 보너스로 자동차 감가삼각비는 커버한다. 차를 바꾸면 개스비를 줄이고 수입을 높일 수있다는 생각에 그는 최근 자신의 내연 기관차를 처분하고 아예 비싸지 않은 전기차를 구입했다. 김씨는 우버 기사를 하면서도 부동산 거래 등 개인 일을 보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경기가 안좋은 부동산 에이전트나 융자 브로커들 중에 우버를 뛰는 사람이 상당수"라고 귀띔했다.

#얼마전 5년간 운영하던 식당 문을 닫은 이모(44)씨는 우버 기사를 시작한지 1년이 다 돼간다. 폐업하면서 권리금은 다 날리고 은행 융자 페이먼트 때문에 고심하던 그는 일단 먹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에 뛰어든 우버 운전으로 일단 살림의 숨통은 돌렸다. 이씨는 "이 것도 쉽진 않지만 일단 자동차만 있으면 취업이 가능하고 특별히 영어를 잘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시작했다"고 말하고 "시간을 할애하는 만큼 수입이 따라온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그는 수입을 더 늘리기 위해 우버 외에 또다른 차량 공유업체인 리프트 운전까지 하고 있다.

불경기로 인해 수입이 줄어든 많은 한인들이 우버 운전에 뛰어들고 있다. 정확한 수치는 알 수없지만 특히 주택 거래 급감으로 위기를 맞은 부동산 업계 종사자들 중에 상당수가 우버 운전으로 이직했거나 사이드 잡으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부동산 에이전트는 "우리 부동산 회사에만 10명 가까이 우버 기사로 일하면서 정보를 공유하기도 한다"며 "본인이 우버 운전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기 싫어서 밝히지 않는 사람도 상당수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많은 한인들이 우버 운전을 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특벌한 기술이나 영어가 필요하지 않다는 점. 실제로 운전 기록만 나쁘지 않으면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있다. 또 열심히 뛰면 수입도 꽤 되고 시간이 자유스러운 점도 잇점으로 꼽힌다.
1년 넘게 우버 기사를 하고 있다는 박모씨는 "원치않으면 손님과 거의 대화할 필요도 없고 손님 신상 파악이 가능하기 때문에 안전하기도 하다"고 말하고  "가끔 골프도 치고 자전거도 타는 등 필요할때 마다 시간을 낼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는 사람 만날 일 별로 없고, 다른 걸 다 떠나서 남의 눈치 안보는게 너무 좋다"고 말했다.

김주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