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 LA시장 "소요사태 방지에 효과적"…시위 해산 불응·통금위반자 등만 220여명 체포
'트럼프 반대 운동'전국 확산 조짐 긴장 여전
한인타운 업주들 'LA폭동 트라우마' 불안감
LA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이민자 단속에 반발하는 시위가 11일 엿새째 이어지는 가운데 주요 시위 지역 내 야간 통행금지령이 발령된 이후 소요 사태는 다소 진정되는 양상이다. 경찰은 야간에 해산 명령에 불응하거나 통행금지령을 위반한 시위대를 대거 체포했다.
캐런 배스 LA 시장은 전날 시위가 집중적으로 벌어지는 다운타운 내 1제곱마일 지역을 대상으로 저녁 8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통금령을 발령했다. 배스 시장은 이 통금령이 당초 목표한 약탈·기물파손 행위를 방지하는 데 효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배스 시장은 "통행금지령이 효과적이었다"며 "전날 밤에는 약탈이나 반달리즘(공공시설·기물 등의 파괴·훼손) 행위가 없었다. 통금령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시위대 체포 사례 대부분이 야간 통금령을 위반하고 해산 명령에 불응한 혐의였다고 전했다.
배스 시장은 시위가 도심 일부 지역에 국한돼 있다고 강조하면서 "여기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 혼란이어서 연방 정부 개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정확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앞서 경찰은 보도자료를 통해 간밤에 시위 현장 일대에서 총 220여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203명은 해산 명령에 불응한 혐의로, 17명은 통금령을 위반한 혐의로 붙잡혔다. 또 3명은 화기를 소지한 혐의를, 1명은 치명적인 무기로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를, 다른 1명은 경찰의 비행 기기에 레이저를 발사한 혐의를 받았다. 이 과정에 경찰관 2명이 다쳐 치료받았다고 경찰은 밝혔다.
일부 상점 주인들은 유리창 파손이나 약탈 행위를 막기 위해 나무 판자로 출입구와 창문 등을 막았다. 한밤중에는 전체적으로 조용한 상태가 이어졌으나 한인 업주들은 1992년 LA폭동 당시를 떠올리며 좀처럼 불안감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다.
정부 당국도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며 긴장의 끊을 놓지 않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이민자 단속이 좀처럼 느슨해지지 않으면서 이에 반발하는 시위도 LA뿐 아니라 여러 도시에서 점점 거세지고 있다.
전날에는 시애틀과 샌프란시스코, 덴버, 오스틴, 뉴욕, 시카고, 필라델피아 등에서 시위가 열렸으며, 총 수백명이 시위 현장에서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