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위 10%, 212만원 손실…상위 10%, 1천630만원 이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역점 입법이 최저소득층에 타격을 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의회예산국(CBO)은 12일(현지시간) 공개한 보고서에서 하원을 통과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이 발효되면 2026년부터 10년간 소득 하위 10% 가구가 연평균 1천559달러(약 212만원)의 소득 손실을 볼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 가구의 소득이 3.3% 줄어들 것이라는 뜻이다.
이러한 감소는 주로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보험)와 푸드스탬프 예산 삭감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소득 상위 10% 가구는 연평균 1만2천달러(약 1천630만원)의 소득 증가를 얻으면서 소득이 2.3% 증가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나왔다. 법안에 담긴 감세 효과 덕분이다.
또 소득 중간 계층인 5분위와 6분위 가구도 각각 500달러(약 68만원), 1천달러(약 136만원)의 소득 증가를 경험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소득의 0.5%, 0.8%에 해당한다.
CBO는 연방 세금 및 현금 지원, 연방·주정부의 현물 지원, 주정부의 재정 대응, 기타 지출 및 수입 등 4가지 경로를 통해 가구 소득에 미칠 영향을 분석했다.
이 법안은 2017년 트럼프 행정부에서 시행돼 올해 말 종료될 예정인 감세 조항을 연장하고 새로운 감세 조치를 도입했다.
또 메디케이드와 아동 건강보험프로그램(CHIP) 예산 삭감, 푸드스탬프 예산 삭감을 비롯한 지출 삭감 조치들과 새로운 세입 창출 조치들을 포함하고 있다.
앞서 CBO는 이 법안이 근로 요건 강화 등 수혜 자격 기준을 대폭 높이면서 푸드스탬프 대상 인원이 약 320만명, 메디케이드 대상 인원이 약 780만명 각각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전체적으로 법안은 향후 10년간 연방정부 재정적자를 2조4천억달러 늘릴 것이라는 게 CBO의 이전 분석이다.
하원을 통과한 법안은 현재 상원에서 논의 중인데 일부 공화당 의원들이 메디케이드 예산 삭감 축소 등을 주장하는 상황이다.
이와 별도로 일부 경제학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이 물가 인상으로 이어져 저소득 가정에 불균형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부상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이 법안을 두고 "낭비로 가득한 지출 법안" "역겹고 혐오스럽다" 등의 독설을 공개적으로 퍼붓다가 트럼프 대통령과 관계에 파국을 맞았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우 기자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