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만의 개정 버전…20일 이후 신청자 대상
다소 긴 설명적 답변 요구, 영어 구사력 필요
이민단체, "시민권 취득 막는 의도적 장벽"
한인사회도 고난도 시민권 문제에 '술렁'

새로 시행될 2025년 버전의 미국 시민권 시험 문제가 긴 설명을 요하는 것들이어서 영어 능력이 부족한 한인을 비롯한 이민자들에게 장벽으로 작용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고령의 시니어들에게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는 길이 더 험난해질 전망이다. 
22일 KTLA에 따르면 이민자 옹호단체 '내셔널 파트너십 포 뉴아메리칸스(NPNA)'는 새로운 시민권 시험을 검토한 결과 미국 역사에 대해 더 복잡하고 주관적인 질문이 많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단답형이 아닌 길게 답해야 하거나 여러 답변이 나올 수 있는 질문들이 많다는 게 NPNA의 지적이다.
새로운 시민권 시험은 이달 20일 이후 귀화를 신청한 이민자들이 치르게 된다. 연방이민국(USCIS)이 지난 9월18일 발표한 새 테스트 규정에 따르면 20개의 질문 중 12개의 질문에 제대로 답해야 합격할 수 있다. 현행 2008년 버전에선 합격을 위해 10개의 질문 중 6개의 정답이 필요하다.
니콜 멜라쿠 NPNA디렉터는 "새 버전의 시민권 시험은 미국에 대한 이해도와 시민으로서 갖춰야할 기본 지식를 테스트하는 게 아니라 미국 시민이 되는 길을 막기 위해 고안된 의도적이고 체계적인 장벽"이라고 비판했다.
시사주간지 타임도 21일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시민권 테스트를 어떻게 바꾸고 있나'는 기사를 통해 새 버전의 시민권 시험의 문제점을 보도했다. 타임이 예로 든 2025년 버전의 질문 예시를 보면 "미국은 페르시안 걸프 전쟁에 왜 참전했나?", "미국이 베트남 전쟁에 참전한 이유는?" 등이 있다. 이러한 질문에 답하려면 다소 길게 설명해야 하기에 결코 쉽지 않다. 
스티븐 밈 조지아대학 역사학 교수는 "미국 시민이 되려는 이민자들을 더 힘들게 만들기 위한 백악관의 광범위한 노력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미국 시민권을 준비하는 한인들은 어려워진 시민권 시험에 술렁이고 있다. 특히 영어 사용이 미숙한 한인과 시니어들애게는 새로 변경되는 시민권 문제는 고난도여서 난감해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시민권 시험 문제는 2000년에 표준화됐고, 2008년에 좀 더 까다로워진 버전으로 업데이트돼 시행돼왔다. 2020년 12월 트럼프 행정부는 시민권 시험을 지리와 역사, 인물 등에 대해 한층 더 복잡한 질문으로 대체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2021년 초 시민권 시험을 2008년 버전으로 되돌렸다. 귀화 과정에 잠재적인 장벽을 만들 수 있다는 여론이 드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