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이민단속 여파 소비시장서 사라져, "무서워 집 밖에 안 나오고, 돈 안 써"
[뉴스분석]
LA메트로 대중교통 이용 승객 급감
두문불출 외출 자제, 매출 곤두박질
한인타운 비즈니스 "장사안돼" 울상
코카콜라등 주류 업계도 "대책 없다"
대규모 이민자 단속 여파로 히스패닉계의 소비 활동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미 주류사회는 물론 한인 소비시장까지 전방위적으로 얼어붙고 있다. 겁에 질린 히스패닉계 주민들이 외출을 피하면서 업계 전체적으로 매출 급감의 불똥이 튀기고 있다.
지난 6일부터 연방이민세관국(ICE) 요원들이 불법 이민자를 대상으로 무차별 단속과 체포에 나서는 일이 3주 가까이 지속되자 한인타운을 비롯해 LA에선 버스와 지하철 이용자가 급감하고 있는 데다 쇼핑몰과 식당, 그로서리 마켓 등의 매출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최근 LA타임스(LAT)는 ICE가 패서디나 버스 정류장에서 불법 이민자를 체포하자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이 ICE의 체포지로 떠오르면서 LA 메트로 이용률이 급감했다고 보도했다.
LA메트로에 따르면 불법 이민자 단속이 시작된 지난 6일 이후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하는 승객의 수가 10%에서 최대 15%까지 크게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불법 이민자를 비롯해 저소득층 주민들의 발 역할을 하고 있는 대중교통 이용이 크게 감소한 것은 ICE 단속과 체포에 대한 불안감에 외출을 자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LAT는 지적했다.
외출 자제 심리는 비단 불법 이민자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불법 이민자가 아니더라도 단순 서류 미비자나 영주권자, 심지어 시민권자들도 불심 검문이나 체포 우려에 외출을 삼가한 채 집밖을 나오지 않아 경기 침체를 부추기고 있다. 주중 저녁 시간은 물론이고 주말마다 외식하러 나온 가족 단위 고객들로 붐비던 한인타운을 비롯한 LA 지역 내 식당들과 쇼핑 인파로 붐비던 그로서리 마켓과 대형 마켓 체인에서도 한산한 풍경이 이어지고 있다.
이외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경제에서 히스패닉이 사라지고 있다”고 진단하고 매출의 상당 부분을 히스패닉 소비자에게 의존하는 브랜드들이 속속 타격을 입고 있다고 전했다.
코카콜라는 1분기 매출이 전 분기 대비 3% 감소했고, 모데요는 이달 들어 매출이 10% 하락했다. 히스패닉계 일용직 노동자들의 아지트로 ICE 요원들의 집중 타겟이 되고 있는 홈디포와 로우즈도 매출도 평소의 3분의 2 수준으로 급감했다.
히스패닉 이민자 비중이 높은 저임금 일자리를 중심으로 건설과 농업, 외식업 현장도 마비 상태다.
문제는 ICE의 불법 이민자 단속 고삐가 좀처럼 느슨해질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연방 상급법원이 LA에 주둔하고 있는 주 방위군에 대한 지휘권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다고 판결을 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법적 정당성을 부여, 연방정부의 강력한 불법 이민자 단속은 계속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