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진단]
1분기 GDP, 0.5%'역성장'…관세 시행 앞두고 앞당겨 수입 늘린 탓
상품 무역 적자 11.1% 증가 966억불 기록, 산업재 수출 급감 주원인
2주 이상 '장기 실업수당'청구 3년7개월만에 최고, 고용시장도 흔들
26일 발표된 일련의 경제 데이터에서 미국 경제의 ‘빨간등’이 감지되고 있다.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확정치는 당초 전문가 예상보다 0.7%나 적어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으로 나타났고, 5월 무역적자는 팬데믹 이후 최악의 수출 감소를 보였다. 실업 수당 신청 건수는 2021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해 많은 이들이 장기 실업 상태에 놓여있음을 시사했다.
■GDP 하락, 잠정치 보다 나빠
올해 1분기 미국 경제가 일시적인 수입 급증 여파로 역성장한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역성장 폭은 앞선 추계치보다 컸다.
미 상무부는 1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감율(확정치)이 -0.5%(전기 대비 연율)로 집계됐다고 26일 밝혔다. 지난달 발표된 잠정치(-0.2%) 대비 0.3%포인트 하향 조정된 수치다.
미국 경제가 분기 기준으로 역성장한 것은 지난 2022년 1분기(-1.0%) 이후 3년 만이다.
관세 관련 불확실성으로 기업들이 재고 확보를 위해 일시적으로 수입을 크게 늘린 게 1분기 성장률 하락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전문가들은 2분기에 일시적인 재고 확보 요인이 사라지고 수입이 급감해 성장률이 반등할 것으로 내다본다. 그러나 개인소비와 민간지출 증가율이 잠정치 때보다 크게 낮아졌다는 점에서 미국 경제가 당초 알려진 것보다 더 빠르게 위축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질 전망이다.
■5월 무역적자 966억불 충격
이날 발표된 미국의 5월 상품 무역 적자 또한 충격을 줬다. 상무부에 따르면 상품 무역 적자는 11.1% 증가한 966억 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추정치인 861억 달러보다 100억 달러 이상 높은 것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이날 적자는 미국의 원유 등 산업재 수출이 급감했기 때문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역점 산업 분야인 에너지 수출에서 생각보다 성과가 나지 않고 있는 셈이다.
■구직가능 수치 2021년 이후 최저
한편 미 노동부는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한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197만4000건으로 직전 주보다 3만7건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2021년 11월 6일 주간(204만1000명) 이후 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라고 노동부는 설명했다. CNBC는 “이는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장기간 실업 상태에 있음을 시사한다”며 “이는 노동 시장 둔화를 시사하는 다른 조사 및 데이터와 일치한다”고 전했다. 이번 주 컨퍼런스 보드 조사에서는 구직 가능 수치가 2021년 3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다만,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3만6000건에 그쳐 직전 주보다 1만건 감소했다. 이는 고용주들이 신규 직원 채용은 멈춘 채 기존 채용만 유지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