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리앤드파트너스 '2025년 백만장자 이주 예측'보고서…작년의 2배, 세계 네 번째로 많아
[뉴스포커스]
높은 상속세 피하고 자녀들 교육 기회
脫영국 1만6500명, 中제치고 처음 1위
이주지론 UAE, 미국, 이탈리아등 각광
올해 전 세계 부유층의 해외 이주가 14만명을 넘으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영국이 중국을 제치고 처음으로 ‘부유층 순유출 1위국’에 올라설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은 2400명으로 세계에서 네번째로 해외로 떠나는 백만장자가 많은 나라가 될 것으로 보인다. <표참조>
24일 영국 컨설팅 회사 핸리앤드파트너스가 발표한 ‘2025년 백만장자 이주 예측’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영국에서만 백만장자 1만6500명이 다른 나라로 떠난다. 보고서는 백만장자를 투자 가능 자산 100만달러 이상을 보유한 사람으로 정의했다.
보고서는 부자들이 세금 혜택이나 새로운 기회, 자유, 안정성 등을 찾아 해외 이삿짐을 싸고 있다고 분석했다.
줄곧 백만장자 유출국 1위였던 중국은 7800명으로 2위를 차지하며 영국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이어 인도가 3500명으로 3위였다. 한국이 2400명으로 그 뒤를 이었으며, 이는 작년보다 2배 늘어난 수치다.
한국의 부유층 유출자가 늘어난 것은 높은 상속세를 피하거나 자녀들에게 나은 교육 기회를 주려는 이주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정치·경제적 혼란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처음으로 영국과 중국간에 1·2위 순위가 역전된 것은 영국은 지난해 비거주자(non-dom) 세제 폐지 등 부유층에 불리한 세금 정책을 도입한 영향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비거주자 제도는 영국에 거주하더라도 해외에서 발생한 소득·자본이득을 영국으로 송금하지 않는 한 영국에서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 혜택을 제공했다. 그러나 이 제도가 폐지되면서 영국 내 부유층이 대거 이탈하게 됐고, 현지에서는 ‘웩시트’(Wexit·Wealth Exit)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영국을 떠나는 부유층의 총자산은 약 918억달러(약 125조원)에 달한다.
영국에 비해 중국과 인도에서는 국내 경제에 대한 신뢰가 과거보다 높아지면서 부유층 유출이 감소하는 추세다.
거꾸로 백만장자들이 자신이 살던 모국을 떠나 가장 많이 새로 자리 잡는 곳은 아랍에미리트(UAE·9800명)가 1위로 꼽혔다. 다음은 미국(7500명), 이탈리아(3600명), 스위스(3000명), 사우디아라비아(2400명) 순이었다. 보고서는 “백만장자는 그 지역·국가의 주거 환경이나 경제, 안보 상황이 나빠질 때 가장 먼저 떠나는 특성이 있다”며 “소득세·양도세·상속세가 없는 UAE의 두바이는 세계 부자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도시로 꼽힌다”고 전했다.
미국도 부유층 유입국 2위에 올라 ‘트럼프 때문에 미국 부자들이 모국을 등진다’는 말을 무색케 한다. 보고서는 특히 브라질·콜롬비아 등 치안이 불안정한 중남미 자산가들의 미국 이주가 많은 것으로 진단했다.
김주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