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태워 살해 남편 사형 선고, '피부색 차별' 경종 

[인도]

“흰 피부 여성이 좋다” 편견 뿌리깊어

아내의 피부색이 검다는 이유로 아내를 산 채로 불태워 죽인 인도의 한 남성에게 인도 법원이 지난달 30일 사형을 선고했다고 BBC가 3일 보도했다.
인도 북부 우다이푸르에 살던 락시미는 2017년 6월24일 밤 남편 키샨다스에 의해 불에 타 죽었다. 그녀는 병원으로 옮겨져 숨지기 전 “남편이 늘 자신을 ‘칼리’(검은 피부라는 의미)라고 부르며 모욕했고, 오늘 밤에도 ‘피부를 하얗게 해주는 약’이라며 갈색 액체가 든 플라스틱 병을 가져와 내 몸에 발랐다. 산성 냄새가 난다고 불평하자 남편이 불을 붙인 뒤 남은 액체를 나에게 붓고 도망쳤다”고 진술했었다.
두사람은 사건 1년 전인 2016년 결혼했었다.
우다이푸르 지방법원의 라훌 초다리 판사는 “이 살인은 극도로 보기 어려운 희귀한 반인륜 범죄”라며 사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키샨다스의 변호사는 “의뢰인은 무죄이며, 판결에 불복해 항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키샨다스에 대한 사형 선고는 짙은 피부색에 대한 차별이 심각한 인도에서 언론의 큰 관심을 끌며 대서특필됐다.
초다리 판사는 “이 가슴 아프고 잔혹한 범죄는 락슈미에게만 가해진 것이 아니라 반인륜적 범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며 "건강하고 문명화된 사회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인류의 양심에 충격을 주는 범죄“라고 말했다.
키샨다스는 30일 이내에 항소할 수 있다.
이번 판결은 인도 사회의 뿌리 깊은 흰 피부 선호가 갖는 문제점을 다시 한번 부각시켰다. 인도에서 피부가 흰 여성이 인기가 많으며 반면에 피부색이 어두운 여성들은 경멸과 조롱의 대상이며, 차별에 시달리고 있다. 피부를 하얗게 해주는 미백 제품은 수십억 달러의 이익을 올리는 거대 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