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칸 국가 '부패 근절' 임무 내각에 임명…온라인으로 공개 입찰 분야 수혜자 결정 책임 

[알바니아]

"뇌물, 협박, 이해 상충 등 척결 효과"
야당 "터무니없는 위헌적 조치" 비난
성공하면 다른 국가들에 선례 기대도 

알바니아가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AI) 기반 ‘가상 장관’을 임명했다.
13일 AP통신에 따르면 에디 라마 알바니아 총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AI로 생성된 ‘디엘라’(Diella·태양)를 새 내각에 장관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알바니아는 발칸 국가의 부패를 근절하는 임무를 맡은 내각의 가상 구성원인 AI 장관을 둔 세계 최초의 국가가 됐다.
알바니아의 에디 라마 총리는 “디엘라는 물리적으로 존재하지 않지만, 공공 입찰을 100% 부패 없이 진행할 수 있고 정부가 더욱 신속하고 투명하게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디엘라는 최신 AI 모델과 기술을 기반으로 행정 업무를 수행하며 전통 민속 의상을 입은 가상 인물로 구현됐다.
알바니아어로 '태양'을 뜻하는 디엘라는 1월부터 e-알바니아 포털에서 사용자들에게 상담을 제공하고, 음성 명령을 통해 행정 업무를 수행하는 것을 지원하며, 시민들이 온라인으로 이용할 수 있는 공공 서비스의 약 95%를 담당하고 있다.
라마 총리는  "공개 입찰에서 수혜자를 결정하는 책임이 정부 부처에서 인공지능에 이관될 것"이라며 "디엘라는 정부가 민간 기업과 체결하는 모든 입찰을 검토하고 각 제안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마 총리는 "디엘라는 알바니아가 공공 입찰에서 부패가 전혀 없는 나라가 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며 "AI가 뇌물, 협박, 이해 상충을 근절하는 효과적인 반부패 도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알바니아는 오랫동안 부패 문제로 어려움을 겪어 왔으며, 특히 공공 조달 및 행정 부문에서 부패가 심각했다. 이는 유럽 연합(EU)이 법치주의 연례 보고서에서 반복적으로 제기해 온 문제다. 2030년까지 EU 가입을 목표로 하는 라마 총리 정부는 거버넌스 개혁과 공공 지출의 투명성을 전략적 우선순위로 삼았다.
알바니아 언론은 AI 장관을 임명한 이번 조치를 정부가 행정권을 인식하고 행사하는 방식에 큰 변화를 가져온 것이라며 환영했다. 기술을 도구로만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거버넌스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AI 장관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히 존재한다. 
디엘라 장관 임명에 대해 야당인 민주당은 ‘터무니없고 위헌적인 조치’라고 비난했다.
보수 성향의 야당인 가즈멘드 바르디 민주당 원내대표는 “총리의 어릿광대 같은 행각이 알바니아 국가의 공식적인 법적 행위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행정 처리가 잘못되면 AI에게 책임을 물릴 것이냐"며 "부패 척결하려다 더 큰 혼란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로이터 통신은  알바니아의 이번 결정은 국가 관리에 AI를 적용하는 데 있어 중요한 전환점을 의미한다며 이 모델이 성공한다면, 특히 부패 방지와 거버넌스 효율성 최적화를 위한 기술적 솔루션을 모색하는 전 세계적 으로 많은 국가들에게 선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