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사이트' 고문 방식 일부 공개 '충격'
스트레스 자세로 60시간 잠 안 재우기
머리에 권총·전동드릴 대고 협박 물고문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비밀감옥에서 알카에다 관련 용의자를 고문하는 데 쓰인 수법을 담은 기밀 해제 전문(電文)이 공개됐다.
13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쿠바 내 미국 조차지인 관타나모 해군기지 내 수용소의 한 수감자를 변호하고 있는 변호사 제임스 G 코널 Ⅲ세가 이 9페이지짜리 문서를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입수해 공개했다.
이 문서는 기밀 해제가 됐다고는 하지만 거의 모든 내용이 가려진 상태로 공개됐다.
가려지지 않은 단편적 내용 중에는 릫블랙 사이트릮(black site)로 불리던, 지금은 폐쇄된 CIA의 비밀감옥들에서 20여년 전에 저질러지던 고문 수법이 실려 있다.
이 전문의 일부에는 2002년부터 수감 중인 릫아브드 알-라힘 알-나시리릮라는 수감자가 어떤 수법으로 고문을 당했는지 나와 있다.
그는 한동안 릫워터보딩릮이라는 방식의 물고문을 당하던 중 익사할 뻔했으며, "CIA를 위해 일하던 심리학자들"은 그의 체격이 작아서 워터보딩용 기구에 맞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그는 2002년 10월 다른 곳으로 옮겨져서 다른 수법의 고문을 당했다.
CIA의 고문 기술자들은 그를 나체 혹은 기저귀만 채운 상태로 만들고 팔에 족쇄를 채워서 머리 위로 올리도록 한 후 릫기립 스트레스 자세릮로 세워 놓고 60시간 동안 잠을 재우지 않았다.
릫스트레스 자세릮는 고통을 가하고 신경, 관절, 혈관계, 근육 등에 부상을 입히면서도 흉터는 남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 고문 기술자들이 즐겨 쓰는 수법이다.
고문 기술자들은 그에게 팔에 족쇄를 채워서 위로 들어 올린 상태에서 몸 가까이에 무선 전동드릴을 대고 작동시키고, 머리에 자루를 씌워 놓았다가 권총을 머리에 가져댄 상태에서 자루를 벗기는 방식으로 고문하기도 했다.
미 CIA는 심리학자들에게 의뢰해 릫강화된 심문릮(enhanced interrogation)이라는 명칭으로 불리는 고문 기술들을 개발했고, 2001년에 발생한 9·11 테러 이후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테러 용의자들을 심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방상원 정보위원회는 2014년 CIA의 테러 용의자 고문 실태에 대한 보고서를 발간한 바 있다. 당시 보고서는 CIA가 2002~2008년 총 119명을 테러 용의자로 잡아들였고, 이 가운데 39명이 고문을 당했다고 적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