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父 정자에 나쁜 유전자 2~3배"

[헬스라인]

영국 연구팀 "자녀에 해로운 변이 더 물려줘"

나이 많은 아버지는 자녀에 발달장애나 암과 연관된 돌연변이를 물려줄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령 남성이 자녀를 가질 때 위험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영국 웰컴 생어 연구소와 킹스칼리지 런던 공동연구팀은 아버지 나이와 정자의 돌연변이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나이가 많을수록 정자에 발달장애나 암과 연관된 돌연변이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최근 밝혔다.
연구팀이 24~75세 남성 81명의 정자 DNA를 정밀 분석한 결과, 30대 초반의 정자 중 약 2 %가 질병 유발 가능 돌연변이를 지닌 반면, 70대의 경우 그 비율이 4.5 %로 두 배 이상 높았다. 증식 우위를 확인한 돌연변이 유전자는 40개 이상으로, 일부는 발달장애 또는 유전암과 관련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른바 '이기적 선택(selfish selection)'이 정자를 만드는 줄기세포 단계에서 작동해 변이를 지닌 세포가 정상 세포보다 더 많이 증식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런 변이를 지닌 정자는 수정이 되지 않거나 임신 유지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남성 생식세포에서 광범위한 자연 선택 현상이 자녀의 유전적 위험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입증한 것으로 평가된다. 고령 남성이 자녀를 계획할 때 유전 상담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젊은 시기에 냉동 보존한 정자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