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감사절 앞두고 칠면조 가격 40% 급등
조류독감에 개체 수 40년래 최저
파운드당 1.32달러…전년비 43% ↑
유통업계 할인으로 고객 잡기 나서
추수감사절에 빠질 수 없는 핵심 메뉴인 칠면조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질병이 잇따라 창궐하고, 생산비가 늘면서 미국 내 농가에서 키우는 칠면조 개체 수가 수십 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져서다. 미국 내 칠면조 사육 마릿 수는 올해 4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급감했다. 도매 가격은 이달 들어 1년 전보다 40% 가까이 뛰었다.
최근 USA투데이 등에 따르면 미국 칠면조 시장에 가장 큰 악재는 단연 질병이다. 두 바이러스가 동시에 농가를 덮쳤다.
첫 번째는 릫HPAI릮로 불리는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Highly Pathogenic Avian Influenza)다. 지난 달에만 사우스다코타, 미네소타, 위스콘신 같은 중서부 주요 칠면조 생산지 일대가 HPAI 영향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약 60만 6600마리가 살처분됐다.
여기에 두 번째 재앙인 'AMPV'(조류 메타뉴모바이러스·Avian Metapneumovirus)까지 겹쳤다. 지난해 초 발견된 새로운 아형(A형·B형)은 6개월 만에 미국 내 절반이 넘는 26개 주로 확산할 만큼 전염 속도가 빠르다.
미국 농업경제인연맹(AFBF)에 따르면 올해 미국 전체 칠면조 사육 마릿수는 약 1억 9500만 마리로 추산된다. 거의 40년 만에 가장 적은 규모다. 칠면조 사육이 정점이던 1996년 약 3억 300만 마리와 비교하면 36% 급감했다.
올해 미국 내 칠면조 총생산량은 무게 기준 약 48억 4000만 파운드로 예상된다. 지난해보다 5% 정도 줄어든 수치다.
연중 가장 큰 대목을 앞두고 칠면조 공급이 달리자, 시장 가격은 즉각 반응했다. AFBF는 최근 발간한 시장 분석 보고서 마켓 인텔(Market Intel)에서 경제적 요인과 질병 문제가 겹치며 칠면조 도매 가격이 약 40%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연방 농무부(USDA)는 올해 추수감사절 칠면조 도매가격을 파운드당 1.32달러로 예보했다. 지난달 전망치보다 4센트 오른 값이다. 지난해 파운드당 0.92달러와 비교하면 40센트(약 43%) 급등했다.
일부 유통업체는 일찌감치 할인 행사를 예고하며 소비자 달래기에 나섰다. 미국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는 2019년 이후 가장 낮은 가격으로 칠면조를 포함한 릫추수감사절 할인 바구니릮를 다시 선보인다고 발표했다. 추수감사절 칠면조는 유통업체 입장에서 일종의 릫미끼 상품릮 또는 릫손해 보고 파는 상품(Loss Leader)릮 역할을 한다. 칠면조 자체로 이윤을 남기기보다, 저렴한 칠면조를 사러 온 소비자가 스터핑, 크랜베리 소스, 호박 파이 등 다른 고수익 품목을 함께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전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