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씨 " 성의있는 보상" 요구에 대한항공측 "책임없다" 기존 입장만
 

정씨 "내 갈길을 가겠다...1인 시위 계속"

지점장 결정권 없어 '해결책' 가물가물


 2009년 대한항공 한국행 비행기에서 사라진 고화(古畵) 보상을 요구하며 최근 1인 시위를 비롯해 7년 째 싸움을 벌이고 있는 정연창(남·75)씨와 대한항공 LA지점의 강기택 지점장과 면담<본보 3월16일자 보도>이 16일 타운내 식당 용수산에서 열렸다. 하지만 다음날인 17일 대한항공이 '보상 불가'를 통보함에 따라 서로 입장차만 확인하고 별소득없이 끝나 향후 양측의 대결 국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한항공은 고화 도난 사건에 "책임없다"는 기존 입장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강 지점장은 면담 결과에 대한 질문을 받고 "기존 회사 입장에서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답한 뒤 "정씨에게도 이같은 본사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애초 정씨와 면담은 사실을 재확인하는 수준"이라는 강 지점장의 말에서 대한항공의 입장 변화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 본사의 지침 여부에 대해 강 지점장은 "보상과 관련해서 본사의 지침과 협의는 없었다"며 "다만 LA여객지점 건물 앞 시위 건에 대해서 본사가 보고를 통해 인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강 지점장은 "정씨가 시위하는 것에 대해 특별히 대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제한 뒤 "그러나 정씨의 지나친 요구가 자꾸 계속되면 법적 대응도 고려할 것이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와 관련해 대한항공측은 정씨의 시위용 피켓에 손으로 그린 대한항공 로고를 삭제해 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밝혀졌다.

 정씨는 대한항공의 이같은 면담 결과에 대해 애써 아쉬움을 감추는 듯 보였다.

 정씨는 면담에서 당시 인천공항경찰대에 분실신고를 낸 사안이라 대한항공 권한 밖의 문제이기에 책임없다는 말에 "허탈함을 넘어 화가날 정도였다"고 말했다. 정씨에 따르면 분실신고에 대해 대한항공측과 인천공항경찰대측은 서로 관련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는 것.

 정씨는 대한항공의 최종 입장을 확인한 후 "이제 내 갈길을 가겠다"고 말한 뒤 "LA여객지점 뿐만 아니라 한인타운 내에 있는 한인마켓으로 1인 시위 지역을 확대하고 SNS를 이용한 시위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기내 고화 도난 사건에 대한 보상과 관련해 "끝까지 가겠다"는 정씨와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대항항공의 대결 국면이 극적인 합의가 없는 한 계속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