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어회와 해산물 175달러 어치 투고 주문 후 감감무소식"

뉴스포커스

"다시 팔 수도 없고 쓰레기 처리 울화통"
5분 전 취소, "까먹었다" 황당 사례 즐비
피해 업소들 상당수, 코로나 불황 이중고
요식협 "주문시 신용카드 결제먼저" 조언

한인타운 요식업계가 비양심 투고(To go) 손님들로 인해 몸살을 앓고있다.

코로나19로 투고 서비스가 활성화 되면서 일부 손님들이 음식을 주문 해놓고 픽업 직전에 취소하거나 아예 나타나지 않는 등 영업에 막대한 손실을 끼치고 있기 때문이다.

활어 전문점 '튀는활어(T=활어)'는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다. 이 식당의 업주는 "지난 16일 오후 4시에 회와 해산물 175달러 어치를 주문하고 오후 8시 50분에 픽업을 온다던 한 20대 여자 손님이 오지 않았다"며 "그날 밤 9시에 전화를 다시 하자'지금 가는 중이다'라는 말만 남기더니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업주는 "해산물은 신선도를 위해 손님 픽업 시간에 맞춰 바로 잘라야 하는 음식이라 나중에 다시 팔 수 없다"며 "결국 쓰레기(사진)로 처리하는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다들 힘든 시국에 이런 몰지각한 행동에 정말 화가 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뿐아니다. 얼마전엔 120달러 상당의 해산물을 주문하고 한시간 뒤 픽업하기로 한 남자 손님이 픽업 5분전에 주문을 취소한 경우도 있었다. 업주가 "회라서 취소가 불가능 하다"고 하자 그 손님은 "픽업하러 가겠다"고 하고는 오지 않았다.

형제갈비(대표 주부권) 도 입을 열었다. 주 대표는 "코로나19 사태 영업제재 이후 거의 일주일에 1~2번씩 있는 일"이라며 "배달 시간을 못맞추면 손님들이 주문을 취소해 버리기도 하고 특히 냉면을 주문한 손님들이 픽업을 오지 않아서 음식을 버리는 경우도 비일비재 하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타운 식당 업주는 "코로나 이후 한달에 3~4번 정도 피해를 보고 있다"고 했다. 업주에 따르면 최근 50대 여자 손님이 음식 주문 후 한참 뒤에 '너무 비싸니까 캔슬해라. 다른 것 투고하러 갈거다'라고 일방적으로 통보하는가 하면 또 다른 손님은 아침에 주문을 해놓고 오후에 전화해 "까먹고 이미 집에 와서 픽업을 못한다. 버리던지 팔던지 먹던지 알아서 해라"는 나몰라라 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는 "투고 주문 아니면 매상을 올릴 수 없는 식당 입장에서는 오더 하나하나가 너무 소중한데 일부 양심없는 손님들 때문에 마음의 상처가 깊다"고 하소연 했다.

이런 상황을 의식해 일부 식당들은 주문 시 신용카드 번호를 받아 놓는다. 한 구이 음식점 관계자는 "무턱대고 주문을 받다가 나타나지 않는 손님들 때문에 본 피해금액만 수백달러"라며 "손님이 현금으로 계산한다고 해도 꼭 신용카드 번호를 받고 주문을 받는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용호 남가주 한인외식업협회장은 "알려지지 않았을 뿐 주위에 비양심적인 손님들 때문에 피해를 본 업주들은 생각보다 많다"며 "팬데믹으로 인해 일년에 한두번 있을까 말까 한 일들이 주변에서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어 업주들 모두 답답한 심정일 것"이라고 전했다. 김 회장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주문 전화를 받을 시에 발신자 번호가 보이도록 조치하고, 주문 금액이 100달러 이상일 경우 신용카드 번호를 미리 받을 것을 조언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