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류미나 기자 = 국민의힘 차기 당권을 다투는 이준석 나경원 후보가 선거전 막판 '감성'에 호소하고 나섰다.

6·11전당대회를 목전에 둔 두 사람은 9일 공개석상에서 연달아 눈물을 보였다. 각자 처한 상황은 달랐지만 선거 승리를 위한 절박한 심정이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시작은 나 후보였다. 그는 전날 당 선관위 토론회에서 옛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시절 대여투쟁 당시의 고충을 토로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나 후보는 이날 오전 라디오에서도 감정을 억누르지 못했다. 그는 "당의 궤멸 위기 땐 보이지도 않고, 문재인 정권의 지지율이 높을 때는 정권의 문제점에 대해 한마디도 말씀 못하던 분들이 세월이 좋아지면 늘 나타난다"며 서운함을 토로했다.

이어 자신을 향한 '강경보수 이미지'에 관해 "늘 당내 개혁세력이란 분들은 소위 내부총질에는 목소리가 높다"며 말을 이어가다가 감정이 북받친 듯 울먹였다.

이 후보는 이날 국방부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는 천안함 생존장병과 유가족들을 만난 자리에서 눈물을 보였다.

'천안함 함장이 부하들을 수장시켰다'는 조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의 발언을 규탄하는 시위현장에서 이 후보는 "생존장병과 유족에 대한 폄훼와 모욕 시도"라면서 "다른 것은 몰라도 이것은 너무 가혹하다"고 말했다.

격앙된 어조로 발언을 이어가던 이 후보는 끝내 눈물을 떨궜고, 이 모습은 옆에서 위로하는 유족들과 함께 사진에 고스란히 담겼다.

전대 레이스 막바지 당권 주자들의 이런 모습에 대해 사전에 의도한 '감성 정치'라는 시선도 있다. 보수층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슈로 감정선을 자극, 느슨해진 지지층 결집과 동정표를 끌어내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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