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김동호 설승은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가 야권 유력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가상 양자 대결에서 앞선다는 첫 여론조사 결과에 여권 경쟁자들은 저마다 유리한 해석을 내놓으며 신경전을 벌였다.

윈지코리아컨설팅이 아시아경제 의뢰로 지난 10∼11일 전국 만 18세 이상 1천1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양자 대결에서 이 전 대표는 43.7%로 윤 전 총장(41.2%)에 2.5%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윤 전 총장과 양자 대결에서 41.5% 대 42.2%로 오차 범위 내에서 뒤졌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선두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 측은 '대세론 굳히기' 전략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여론에 촉각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캠프 관계자는 13일 통화에서 "예비경선에서 '1대 다(多)'로 집중 공격받은 데 따라 지지율이 다소간 출렁거릴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다"며 "다만 윤 전 총장과 이 지사의 양강구도는 여전히 견고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네거티브 전략이 일시적으로 지지율의 수면에 포말을 만들 수는 있어도 큰 흐름은 바꾸지 못한다"며 "두 달의 장기전이 남았는데 네거티브만 하는 사람이 더 나쁜 이미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캠프 주변에서는 해당 여론조사를 수행한 업체가 윈지코리아컨설팅이라는 점에 주목하며 경계심을 보이는 기류도 감지된다.

윈지코리아 박시영 대표와 이근형 전 대표는 친문 인사로, 이 전 대표는 지난해 총선 때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으로서 공천을 관리했다.

이와 맞물려 '윤석열 X파일'의 존재를 거론한 보수 정치평론가 장성철 대구가톨릭대 특임교수의 주장이 논란을 더하고 있다.

장 교수는 지난 12일 MBC 라디오에 출연, 미공표된 여론조사 내용을 공개하면서 이 전 대표에 대한 친문 진영의 지원설을 제기했다.

이 지사 주변의 한 인사도 "특정후보 진영의 영향력이 없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세균 전 총리 측에서는 "이재명과 윤석열 모두 대세론이 주춤하는 상황"이라며 "양자 가상 대결은 지지층의 결속도와 후보 경쟁력이 결합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정 전 총리를 넣었어도 일정 정도 나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측은 "'꿩 잡는 매' 추 전 장관의 활약으로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떨어지면서 이 전 대표가 반사효과를 본 것"이라며 "지금 대선에서 대세는 없고, 윤석열 대세론도 몰락하는 과정"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반면 이 전 대표 측은 "본선 경쟁력이 확인된 것"이라며 고무된 모습이다.

이 전 대표 캠프 오영훈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경제·외교·여성 정책 발표와 타 후보의 불안한 요소가 이 전 대표 지지율 회복의 원인이라는 전문가 분석이 있다"며 "당원과 국민 기대에 부응할 민주당다운 후보가 누구인지는 점차 명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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