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바리 강도'의 슬픈 최후

'협박 메모' 글씨 은행 직원 이해못해

내용도 은유적, 결국 빈손으로 도주

60대  체포…징역 4년·보호관찰 2년

영국의 60대 남성이 은행털이를 시도했으나, 황당한 실수로 실패하면서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 12일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퇴직한 앨런 슬래터리(67사진)는 지난 3월 영국 서섹스주 이스트본에 있는 한 은행 지점을 찾아가 창구직원에게 자신이 직접 쓴 협박 메모를 건넸다.

메모에는 '당신의 차단막은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막지 못할 것이다. 그냥 10(파운드)과 20(파운드)을 건네라. 다른 고객들을 생각해라'라고 적혀 있었다.

그러나 슬래터리의 글씨가 워낙 악필이고, 내용조차 은유적으로 작성된 탓에 직원은 이해하지 못해 돈도 주지 않았다. 결국 슬래터리는 조용히 빈손으로 은행을 나왔다.

1차 범행에 실패한 그는 이후 2주 동안 똑같은 수법으로 두 차례 더 은행털이에 나섰다. 두 번째로 찾은 다른 은행 지점에서는 직원이 악필 메모를 이해해 그에게 3300달러(약 380만원)를 건넸다. 이어 마지막 범행에서는 강도 같지 않은 외모를 하고 있었던 그에게 직원들이 저항해 다시 미수에 그쳤다.

경찰은 범행 현장 안팎에서 확보한 CCTV 영상을 분석 추적해 슬래터리를 체포했으며 재판에 넘겨진 슬래터리는 징역 4년에 보호관찰 2년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