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7.2 강진 강타 아이티 '최빈국의 재앙', 사망 724명·부상 2천800명 피해 속출

[뉴스분석]

여진 지속 공포, 집 잃고 거리에서 헤매 
열대성 폭풍 까지 상륙, 엎친데 덮친 격
지난달 모이즈 대통령 피살이어 대혼란

카리브해 아이티를 강타한 규모 7.2 강진의 사망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15일 아이티 재난당국은 전날 발생한 강진 사망자가 724명으로 불었다고 밝혔다. 부상자도 2천800명에 달해 인명피해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아이티에서는 전날 오전 8시 29분께 프티트루드니프에서 남동쪽으로 13.5㎞ 떨어진 곳에서 규모 7.2의 지진이 발생했다.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는 서쪽으로 125㎞ 떨어진 지점으로, 진원의 깊이가 10㎞로 얕아 아이티 전역은 물론 이웃 나라에서도 강력한 진동이 감지됐다.

15일 오전까지도 규모 4∼5의 강한 여진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지진으로 집이 무너진 피해 지역 주민들은 물론 다른 지역 주민들도 여진의 공포 속에 집 밖에서 일요일 아침을 맞았다. AFP통신은 사실상 아이티 전 국민이 바깥에서 밤을 보냈다고 전했다.

현재도 여진이 계속되고 있어 많은 주민들은 추가 지진으로 건물이 붕괴할 것을 우려해 거리에서 생활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열대성 폭풍까지 아이티를 향해 다가오고 있어 추가 붕괴와 구조 차질이 우려된다. 열대성 폭풍 그레이스가 이르면 16일 오후부터 아이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티 전체 해안에는 열대성 폭풍 주의보가 내려졌다.

빈곤율이 60%에 달하는 극빈국 아이티에서는 지난 2010년에도 포르토프랭스 부근에서 규모 7.0의 지진이 발생해 최대 30만 명이 목숨을 잃은 바 있다.

11년 만에 또 다시 찾아온 이번 대지진은 지난달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의 피살로 아이티의 정치·사회 혼란이 극심해진 가운데 발생했다.

 


한인 150여명 거주
"피해 보고 아직 없어"

아이티에는 150명가량의 한인이 거주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피해자가 확인된 것은 없는 상황인 것으로 파악됐다.

아이티를 관할하는 주도미니카공화국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지진 발생 후 아이티 거주 한인들에게 연락을 취했는데 다행히 아직 피해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대사관에 따르면 아이티에는 세아상역, 윌비스, 한세실업 등 국내 기업 직원들과 자영업자, 선교사 등 총 150여 명의 한인이 거주 중이다. 계속되는 아이티 혼란 속에 철수한 이들이 늘어 전보다 줄어든 숫자다. 한인 대부분이 진앙인 니프 지역에서 125㎞가량 떨어진 수도 포르토프랭스에 거주 중이어서 상대적으로 진동을 크게 느끼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