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유럽 우주비행사 4명, 플로리다 앞바다에 착수

화장실 변기 고장에 '기저귀 속옷' 애환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서울) 정윤섭 특파원 김연숙 기자 = 미국 우주 탐사 기업 스페이스X의 우주선이 6개월여간의 과학 실험 등의 임무를 마치고 8일 무사 귀환했다.

AP,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머물던 스페이스X 우주선 크루-2(크루 드래건)는 미 동부 시간 기준으로 이날 밤 10시 30분(한국시간 9일 낮 12시30분) 예정대로 미 플로리다 앞바다에 착수(着水)했다.

탑승자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 소속 셰인 킴브러와 메건 맥아더,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소속 호시데 아키히코, 유럽우주국(ESA) 소속 토마 페스케 등 우주비행사 4명이다.

이들의 귀환은 지난 4월 23일 발사 200일만이다. ISS에서 도킹을 해제하고 우주선에 올라탄 뒤 지구로 귀환하기까지는 약 8시간이 걸렸다.

NASA 웹캐스트를 통해 생중계된 영상을 보면 우주선 크루 트래건은 걸프만의 까만 밤하늘에 유성처럼 긴 꼬리를 그으며 떨어지더니 이들이 탄 캡슐은 4개의 낙하산을 달고 바다로 떨어졌다.

관제센터에서는 박수가 터져 나왔다.

"스페이스X를 대신해 엔데버(크루-2의 별칭)의 지구 귀환을 환영합니다"라고 인사를 건네자 "돌아오게 돼 기쁩니다"란 답이 돌아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우주비행사 4명이 스페이스X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고, 그들을 태우러 온 구명보트에 올라 반갑게 주먹인사를 주고받았다.

이들은 지난 4월 23일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돼 ISS에서 6개월여간 머물며 과학 실험과 정비 업무를 했다.

스페이스X 크루-2의 뒤를 이를 크루-3은 오는 10일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 센터에서 발사될 예정이며, 역시 ISS에서 6개월간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애초 크루-2는 크루-3 발사 후에 출발할 예정이었지만, 악천후와 우주 비행사의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순서를 바꿨다.

크루-2의 귀환 과정은 전반적으로 무사했지만 약간의 문제도 있었다.

지구로 돌아오기 위해 궤도 비행을 하는 동안 우주선 화장실을 쓸 수 없는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스페이스X는 지난 9월 다른 '크루 드래건' 우주선을 검사하던 중 변기에 문제가 생겨 바닥으로 소변이 흘러나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소변을 저장 탱크로 흘려보내는 튜브가 고장 나면서 발생한 일이었다.

스페이스X는 흘러나온 소변 때문에 우주선이 구조적으로 손상된 것은 없고 귀환 비행에도 문제가 없다고 결론 내렸으나 화장실 사용은 금지했다. 이에 따라 우주비행사들은 일종의 성인용 기저귀를 차고 귀환길에 올랐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NASA는 이 기저귀를 흡수가 잘 되는 우주용 속옷이라고 설명했다.

우주 비행사 맥아더는 귀환 비행에 앞서 가진 원격 기자회견에서 기저귀를 사용하는 것이 "최적은 아니다"라면서도 "우리는 준비돼 있다. 우주 비행은 작지만 많은 도전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noma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