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남미 페루에서 최고 1천200년 전 순장된 아이들과 어른들의 것으로 추정되는 미라가 발견됐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페루 수도 리마 동쪽의 카하마르키야 유적지에서 어린이 8명, 어른 12명의 유해가 최근 발굴됐다.

일부는 미라가 되고 일부는 뼈만 남은 상태였으며, 여러 겹의 천으로 싸여 있었다.

유해들이 발굴된 곳은 지난해 11월 밧줄에 묶인 기이한 자세의 미라가 발견된 지하 무덤 바깥이었다.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웅크리고 있던 이 미라는 800∼1천200년 전 숨진 35세가량의 높은 계급 남성으로 추정됐다.

고고학자들은 이번에 미라로 발굴된 이들은 당시 이 남성이 숨졌을 때 함께 묻힌 아내와 자녀, 하인들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발굴 작업에 참여한 고고학자 피에테르 반달렌은 "그 당시 사람들에게 죽음은 끝이 아니라 죽은 자들이 사는 평행세계로의 이행"이라며 "죽은 자들의 영혼이 산 자들의 수호자가 된다고 믿었다"고 말했다.

카하마르키야는 잉카 문명 이전인 기원전 200년에 건설된 도시로, 1만∼2만 명이 거주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발굴에 참여한 요미라 우아만은 "카하마르키야 유적지는 1%만 발굴됐다. 우리에게 들려줄 이야기가 아직 많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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