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회동 불발' 후…안철수·권영세·원희룡·장제원·서일준 동석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이은정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16일 종로구 통의동 집무실 인근에서 '김치찌개 오찬'을 했다.

당선인 신분으로 집무실 외부에서 공개적으로 오찬을 한 것은 처음이다. 애초 이날 예정됐던 청와대에서의 문재인 대통령과 오찬 회동이 미뤄지면서다.

윤 당선인은 이날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서 도보로 이동해 근처 김치찌개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안철수 인수위원장과 권영세 부위원장, 원희룡 기획위원장, 장제원 비서실장, 서일준 행정실장 등이 동석했다.

일반 시민들도 식당 내 다른 테이블에서 식사하는 중이었다.

이와 관련,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인수위 운영과 향후 국정 기조를 같이 논의하는 과정에서 회의가 근처 김치찌개 식당으로 이어졌다"며 "국민이 있는 현장 속으로 가서 실제 눈을 맞추고 어루만지는 행보"라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20분가량 오찬을 마치고 경복궁역 인근을 산책했다.

900m가량 걸으면서 시민들을 향해 인사하거나 셀카 요청에 응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유모차에 있는 아이의 손을 직접 쓰다듬으며 "안녕"이라고 인사도 전했다고 한다.

윤 당선인은 산책 도중 참모들에게 "(앞으로) 같이 가서 밥을 먹어야 할 식당이 10분 만에 10곳 정도 눈에 띄는 것 같다"고 웃으며 말하기도 했다고 김 대변인이 전했다.

대통령 또는 당선인 신분으로서 즉석에서 산책에 나선 것은 윤 당선인이 사실상 처음이라는 게 김 대변인의 설명이다.

윤 당선인은 이날까지 사흘 연속으로 오찬을 공개했다.

지난 14일 첫 공개 행보로 남대문시장을 찾은 후 꼬리곰탕을 먹었다. 60년이 넘은 노포에서 상인들과 한 식탁에 마주 앉아 전통시장 활성화를 약속했다.

전날에는 경북 울진 산불피해 현장을 방문한 뒤 짬뽕으로 점심 식사를 했다. 화재 당시 소방관들에게 식사를 무료 제공한 식당으로, 윤 당선인이 직접 "매상을 올려주고 싶다"며 정했다고 한다.

요리를 좋아하는 미식가로 알려진 윤 당선인은 대선 전부터 이미 '식사 정치'를 예고한 바 있다. 밥 자리를 허심탄회한 소통 창구로 여기는 그의 철학이 깔렸다.

그는 지난해 9월 한 TV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대통령이 된다면 '혼밥'(혼자 밥 먹기)하지 않겠다"며 "국민 앞에 숨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람이 밥을 같이 나누는 게 소통의 기본"이라며 "야당 인사, 언론인, 격려해야 할 국민과 필요하면 2끼씩 먹더라도 밥 먹으면서 소통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당선인은 이날 산책을 마친 뒤 통의실 집무실로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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