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구호 지원도…최근 9개월간 기부액만 4조7천억원 넘겨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미국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의 전처 매켄지 스콧이 베이조스와 이혼 직후인 2020년부터 1천257개 비영리단체에 기부한 돈이 120억 달러(약 14조6천여억원)에 달한다고 미국매체 뉴욕타임스(NYT)가 23일 보도했다.

NYT는 스콧이 최근 웹사이트 '미디움'에 발표한 기고를 인용해 지난해 6월 이후 최근 9개월간 기부액만 해도 465개 단체에 38억6천여만 달러(약 4조7천여억원)에 이른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이는 전세계 최고 수준의 기부 규모다.

스콧의 최근 기부처 명단에는 러시아의 침공에 직면한 우크라이나 구호활동을 하는 단체 7곳을 비롯해 기후변화 대응, 교육, 가족계획 관련 단체 등이 망라됐다.

최근 비영리단체 해비타트와 가족계획연맹(PP)은 각각 스콧으로부터 4억3천600만 달러(약 5천313억원), 2억7천500만 달러(약 3천351억원)를 기부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PP 역사상 최고 기부액이기도 하다.

스콧이 지난주 인권단체 마드레에 기부한 1천500만 달러(약 182억원)와 같이 비교적 작은 단체에 대한 기부도 해당 단체의 1년 예산과 맞먹는 경우가 많다.

거액의 기부에도 불구하고 스콧의 재산은 여전히 494억 달러(약 60조2천억원)에 이른다는 게 미 경제지 포브스 추정이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른 순자산 추정액은 544억 달러(약 66조2천억원)에 이른다.

스콧은 베이조스의 불륜으로 2019년 이혼하면서 아마존 지분의 4%를 합의금으로 받았으며, 이를 대부분 기부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스콧은 그동안 자신의 기부 사실을 밝히지 않고 기부받는 단체가 이를 공개해온 만큼, 이번 기부 규모 공개는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스콧은 지난해 12월 발표한 서한에서 기부 단체나 액수를 공개하지 않았다가 투명성 부족에 대한 비판에 직면했고, 이후 전체 기부 내역을 담은 웹사이트를 제작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bsch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