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위협 아닌 미사일 능력 강화 과시"…핵실험 가능성 주목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북한이 5년여 만에 일본 열도 상공을 통과하는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핵·미사일 능력의 실질적 향상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며, 미국에 대한 강력한 견제 행동이라고 일본 미디어와 전문가는 풀이했다.

일본 측은 북한이 향후 핵실험에 나설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아사히신문은 북한이 일본 상공을 통과해 괌까지 도달할 수 있는 미사일을 발사한 것이 "미국에 대한 반발 외에도 (지난달) 30일 일본도 가담하는 형태로 한미일이 대북 잠수함 작전을 가정한 공동훈련을 5년 만에 실시한 것에 대한 강한 견제로 보인다"고 4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번 미사일 발사가 "단순한 위협이 아니라 미사일 능력 강화를 보여줄 노림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핵무기 소형화가 진전했을 가능성도 있어 북한이 핵실험을 다시 하면 일본으로서는 더욱 큰 우려 사안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원자력 항공모함을 한반도 주변에 전개하는 등 군사적 압력을 강화하는 미국에 대해 핵전력 향상을 과시할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북한의 의도를 해석했다.

이 신문은 16일 개막하는 중국 공산당 당대회 종료 후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국정원의 견해를 소개하며 핵과 관련한 향후 동향에 주목했다.

요미우리는 특히 최근 북한 미사일의 경우 레이더나 미사일 방위망의 허점을 뚫는 저고도·변칙궤도가 두드러지고 있다면서 "미사일 방위 시스템으로 요격이 곤란한 미사일에 핵이 탑재되면 위협의 수준은 현격히 높아진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해상자위대 해장(海將)을 지낸 고다 요지(香田洋二) 씨는 이번 미사일의 비행거리가 4천㎞를 넘는 것으로 잠정 분석된 것에 대해 2017년 9월 이후 "제대로 개량해서 전력화가 진전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공영방송 NHK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는 북한이 어쩌면 다음번에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을 포함해 1만㎞ 넘게 날아가는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는 견해를 표명했다.

진보 겐(神保謙) 게이오(慶應)대 교수는 북한이 "주한미군·주일미군을 노리는 단거리·준중거리 미사일과 더불어 경우에 따라서는 미군의 전방 전개 거점인 괌을 핵무기로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내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에서 괌까지의 거리는 3천500㎞ 정도다. 이번 탄도미사일의 비행거리는 4천600㎞로 명백하게 괌에 대한 공격 능력을 보여준 것"이라며 이같이 해석했다.

sewon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