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 잃은 바이든 “기살어”
발판 잃은 트럼프 “기죽어”
낮은 지지율에도 민주 선전
바이든 불출마론, 일단 잠잠
하원 내줘 동력 상실은 부담
------------------------
압승 좌절된 공화·보수진영
트럼프, 책임론은 거세지고
경쟁자 디샌티스 부상 악재
미국 중간선거 최종 결과가 윤곽을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워싱턴 정가의 관심은 2년 뒤 대선으로 향하고 있다. 특히 2024년 대선 전초전 성격을 띤 중간선거에서 희비가 다소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든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바이든 대통령은 예상보다 선전하면서 조기 레임덕 위기에서는 벗어났다는 평가다. 반면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둔 공화당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 책임론이 분출되기 시작했다.
▶“내년 초 대선 출마 결정”
바이든 대통령은 “ ‘레드 웨이브’(공화당 바람)는 일어나지 않았다”면서 “민주주의를 위해, 미국을 위해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선 도전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중간선거 결과와 관련 없이 다시 출마하는 것이 나와 질(바이든 여사)의 의도였다”며 내년 초 재선 도전 결정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이 여유 있는 모습을 보이면서 대선 재도전 계획까지 밝힌 것은 민주당의 ‘참패’로 귀결되리란 당초 예측을 깨뜨린 선거 결과에 안도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하원에선 지난 40년간 민주당 대통령의 첫 번째 임기에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가장 적은 수의 의석을 잃었다”고 말했다.
중간선거 개표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공화당은 총 435석의 하원 의석 중 현재까지 217석을 차지한 상태다. 개표가 진행 중인 캘리포니아와 콜로라도의 접전 지역구에서 결과가 나오면 곧 공화당이 다수당 지위를 뺏어올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든 대통령이 속한 민주당은 206석을 얻은 상황이다. 아직 개표가 진행 중인 선거구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올해 민주당은 1934~2018년 역대 중간선거에서 여당이 잃은 의석수 평균치(하원 28석, 상원 4석)보다는 훨씬 양호한 결과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대통령이 낮은 국정운영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중간선거에서 선전하면서 민주당 일각에서 나오던 대선 불출마 요구는 당분간 가라앉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공화당의 하원 장악으로 국정 동력이 약화된 것은 분명한 부담이다.
▶빛 바랜 대선 출마 선언
‘레드 웨이브’를 장담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선거 결과로 당 안팎의 비판에 직면했다. 공화당과 보수진영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부적격 논란이 된 후보들을 대거 지원한 것 등이 공화당 압승 시나리오를 좌절시켰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런 상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공화당이 “매우 큰 승리”를 거뒀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자신이 만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중간선거 결과와 관련, “어떤 측면에서 좀 실망스럽기는 하지만 개인적 관점에서 보면 매우 큰 승리”라고 주장했다.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15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차기 대선 출마를 선언하긴 했지만 그를 바라보는 시각은 대부분 부정적이다.
의사당 난입 사건, 기밀 서류 유출 등에 대한 ‘사법 리스크’외에 당내 유력 경쟁자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의 급부상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도전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