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과학자들 화성 적도 부근 '게일 크레이터' 등 정밀사진 근거 제시, 과학계 주목

[뉴스분석]

"곰팡이, 땅에서 자라는 모습 순차적 촬영"
다른 과학자들 "현재 존재 사실 증거없어"
2033년 화성 표면 샘플 조사후 확인 가능

▣연구 과학자의 말

"다른 행성서 수십억년전 인간과 
유사한 생명체 진화했을 수도…
매우 놀라운 일인 동시에 
겸손한 마음 가져야 하는 이유"

화성에 생명체가 살고 있거나 과거에 살았음을 보여 주는 증거가 이미 다수 발견됐다고 일부 과학자들이 주장하고 나서 주목을 끌고 있다. 

4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이는 주로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로버'들이 찍은 사진을 근거로 삼은 주장이다. '화성 로버'란 화성 표면에서 움직이면서 사진 등 관측 자료를 보내는 탐사차다. NASA는 1997년 7∼9월 '소저너'를 시작으로 도합 5대의 로버를 보냈으며, 5대 중 '큐리오시티'와 '퍼서비어런스' 등 2대는 현역으로 운영중이다.

일부 과학자들은 화석화된 해면, 산호, 벌레 알, 조류(藻類·algae), 곰팡이, 이끼, 새우, 게, 바다 거미, 전갈, 살아있는 남세균(cyanobacteria)의 청록색 빛, 심지어 반투명한 노래기(millipede) 등이 사진에 찍힌 물체 중에 포함된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 이런 주장에 대해 진위를 판가름하기는 이르다. 일부는 옛날에 화성에 생물이 살았음을 보여 주는 증거로 판명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화성에 생명체가 있다는 증거가 이미 나왔다고 주장하는 일부 연구자들은 동료 연구자 심사 과정을 거친 논문 4편을 지난 달에 과학저널들에 발표했다.

연구자중 한명인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 센터의 루돌프 실드 박사는  "곰팡이가 땅에서 자라나 크기가 커지고 수가 늘어나는 것을 보여 주는 사진들이 있다"며 이 사진들이 순차적으로 촬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석 증거'라고 일부 과학자들이 주장하는 것들 중 많은 수는 화성의 적도 근처에 있는 대형 분지인 '게일 크레이터' 내에서 촬영됐다. 이 곳의 지형은 운석 충돌로 형성된 것으로 보이며, 한때는 물을 담고 있는 큰 호수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탈리아 국립연구위원회 빈첸초 리초 박사는 "현재 생명체가 살고 있음을 보여 주는 증거는 아직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로버들이 기록한 최근의 하얀 자국 등은 곰팡이 유형의 생명체이거나 이끼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화성에 생명체가 살고 있을 가능성은 1950년대에 화성 대기에서 산소가 검출된 이래 끈질기게 제기돼 왔다. 

다만 화성에 생명체가 과거에 살았다거나 현재 살고 있다는 주장을 확실히 검증하려면 원격으로 전송되는 데이터만으로는 어려울 공산이 크다. 화성 표면에서 물리적 샘플을 채취해 지구로 보내거나 혹은 유인 우주선이 화성 표면에 착륙해서 사람이 탐사에 나서야만 확인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NASA의 퍼서비어런스 로버는 옛날에 호수였던 것으로 추정되는 '제지로 크레이

터'라는 곳에서 땅을 파고 있으며, 2033년에 샘플을 지구로 보낼 예정이다.
실드 박사는 "우리보다 수십억년 오래된 행성들과 항성계가 많다"며 이런 행성들에서 수십억년 전에 인간과 유사한 생명체가 진화했을 수도 있으며 이는 인류에게 매우 놀라운 일인 동시에 인류가 겸손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얘기가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