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방미 전부터 기시다 조기방한 협의, 7일 정상회담 가능성…'셔틀외교 복원' 의미

이달 중순 日 G7 계기 한미일 회담 개최 확정…3자 안보협력 강화 계기 관측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이동환 기자 = 미국 국빈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윤석열 대통령이 이달 중 한일, 한미일 연쇄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일 협력 심화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백악관 한미정상회담에서 확인된 한미 공조를 발판으로 안보 및 글로벌 이슈 대응을 중심으로 한일, 나아가 한미일 협력을 공고히 하겠다는 구상이다.

1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한일 양국은 오는 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총리 간 회담을 개최하는 방향으로 최종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시다 총리 방한과 한일정상회담 일정을 오는 2일 동시 발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지난 3월 16일 윤 대통령 방일을 통한 도쿄 회담 이후 50여일 만에 이뤄지는 한일 정상의 대좌다.

일각에서 기시다 총리의 답방 시점으로 올여름 정도를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한일 양국은 윤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국빈 방미길에 오르기 전부터 기시다 총리의 조기 방한을 논의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일본 측이 오래전부터 기시다 총리 방한을 희망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용산 청사 브리핑에서 "우리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했기 때문에 일본 총리가 한국을 방문하는 것은 당연히 외교적으로 생각해볼 순서다. 그런 차원에서 양국에서 의견 교환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조금 더 (시기가) 빨라진 부분이 있다면 일본에서 한일관계 개선에 대한 어떤 필요성이나 신속성에 대해 다시 평가한 게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한미 양국이 지난달 26일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 한미일 협력 강화를 천명한 상황을 고려해 일본 측이 한일정상회담 협의에 보다 속도를 냈다는 설명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은 기시다 총리의 답방을 두고 '정상 셔틀외교의 완전 복원'에 가장 큰 의미를 두는 모습이다.

새로운 핵심 성과물을 기대하기보다는, 양국 정상 간 긴밀한 소통 의지를 재확인하고 도쿄 정상회담의 후속 조치 이행에 힘을 싣는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양국 정상이 정례적으로 오가는 셔틀외교 차원의 일본 총리 방한은 2011년 10월 노다 요시히코 당시 총리 이후 12년 만이 된다.

이번 방한을 계기로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문제와 관련한 기시다 총리의 직접 사과를 요구하는 국내 여론도 적지 않지만, 도쿄 한일정상회담에서 언급한 이상의 입장을 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일이 한 달여 만에 한일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한 데는 한미일 관계 공고화를 위해서는 양국 관계 정상화가 필수 불가결하다는 공통의 인식이 깔려 있다.

한미일은 이달 중순 히로시마 주요7개국(G7) 정상회의 기간에 정상회담을 하고 안보 분야를 중심으로 한 3자 협력 확대에 뜻을 같이할 것으로 보인다.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전화 브리핑에서 한미일 정상회담이 히로시마 G7 정상회의 기간에 개최된다고 공식 발표했다.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백악관 정상회담에서 한미 공조와 더불어 한미일 3국 협력의 심화를 지지한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외교가 일각에서는 한미정상회담에서 채택된 '워싱턴 선언'의 한미 핵협의그룹(NCG)과 연계된 한미일 3자 차원의 확장억제 협의체가 G7를 계기로 신설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그러나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YTN인터뷰에서 "한미 양자 간 시스템을 갖춰 안정시키고 각론을 만드는 것이 우선 해야 할 일"이라며 지금 (3국 협의체) 그 얘기는 굉장히 빠르다"고 밝혔다.

air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