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정책 총괄 설리반 안보보좌관 집서 취객 어슬렁, 24시간 경호 요원들 침입 사실도 몰라

[뉴스분석]

아무런 사고 없었으나 고위직 경호 구멍 
비상 걸린 비밀경호국 전면적 조사 착수 

제이크 설리번(사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자택에 신원미상의 남성이 침입했으나 집 밖을 지키던 경호원들이 전혀 눈치채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나 비밀경호국(SS)이 비상에 걸렸다.

워싱턴포스트(WP) 16일 복수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4월 말 새벽 3시께 한 남성이 워싱턴DC 웨스트엔드 인근 설리번 보좌관의 자택에 아무런 저지 없이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침입한 남성을 마주친 설리번은 그에게 나가달라고 요구했고, 남성이 떠난 뒤 바깥으로 나와 경호 요원들에게 상황을 알렸다.

당시 자택에는 대통령 등 백악관 주요 인사를 경호하는 비밀경호국 요원들이 배치돼 있었다. 설리번 보좌관을 24시간 지켜야 하는 이들이 누군가 그의 집에 무단으로 들어왔다가 나갈 때까지 전혀 알아채지 못한 것이다.

당시 이 남성은 술에 만취해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도 헷갈리는 상태였다. 설리번 보좌관을 알고 있거나 그를 해치려 했던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대통령의 외교 책사로 외교 정책을 총괄하는 국가안보보좌관은 24시간 경호를 받는 중요 인물이다. 미국은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국가안보보좌관을 노리는 시도가 적지 않다. 그럼에도 괴한이 아무런 저지 없이 설리번 보좌관의 자택에 들어갔다는 점이 상당한 우려를 낳고 있다.

비밀경호국은 이번 보안 사고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관련해 전면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경호국은  "경호 대상이 다치진 않았지만, 이 사안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발생한 일의 모든 측면을 검토하기 위한 전면적인 임무 보증 조사를 개시했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는 비밀경호국이 2021년 국가안보보좌관 관련 보안을 한층 강화한 가운데 발생한 것이어서 백악관과 국가안보실 내부도 비상이 걸렸다.

경호국은 과거 국가안보보좌관의 워싱턴 이외 지역 활동에만 경호 서비스를 지원했지만, 미 연방수사국(FBI)이 이란의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암살 계획을 밝혀낸 이후 상시 경호 체계로 변경했다. 

작년 10월엔 낸시 펠로시 당시 하원의장의 샌프란시스코 자택에 한 괴한이 침입해 그의 남편 폴 펠로시를 둔기로 폭행, 중상을 입게한 사건으로 경호 문제가 구설수에 올랐다. 

하원의장은 비밀경호국이 아닌 의회 경찰이 보호하고 있는데, 당시 보안 카메라를 통해 침입 장면이 생중계되고 있었음에도 상황실에서 이를 포착하지 못해 논란이 됐다.

올 3월에는 야당 공화당의 중진인 랜드 폴 상원의원(켄터키)의 보좌관이 흉기에 찔렸다. 

"경호대상 증가 불구
 예산 배정은 모자라"

일부 언론은 비밀경호국의 경호 대상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으나 이를 감당할 정도의 예산이 배정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2001년 9·11 테러 직전만 해도 비밀경호국의 경호 대상은 18명에 불과했으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집권 시점 기준 27명으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