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리아주 당국, 학교·노인시설 폐쇄하고 교도소 재소자들도 이동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호주 빅토리아주에서 대규모 산불이 계속되면서 주민 약 3만명에게 집을 떠나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라는 대피령이 내려졌다.

27일(현지시간) AAP 통신 등에 따르면 호주 빅토리아주 정부는 이날 오전 멜버른에서 북서쪽으로 약 150㎞ 떨어진 베이인딘 지역을 포함해 인근 보퍼트와 엘름허스트, 앰피시어터 등 주민 3만명에게 이날 중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라는 휴대전화 메시지를 전송했다.

또 이 지역의 학교와 유아 시설 약 100곳의 문을 닫고 노인 시설도 폐쇄했다. 지역 내 교도소도 문을 닫고 재소자들을 대피시켰다.

빅토리아주 당국은 오는 28일에는 기온이 40도를 넘어서고, 최대 시속 80㎞의 돌풍과 마른번개가 예상돼 산불이 빠르게 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재난' 수준의 산불 위험 등급을 발령했다.

또 수천 명의 소방관과 60대가 넘는 소방 항공기를 투입해 산불 잡기에 나서고 있다.

저신터 앨런 빅토리아주 총리는 이날 성명을 통해 "내일(28일)은 빅토리아주가 최근 몇 년 동안 경험한 화재 중 가장 위험한 날이 될 것 같다"며 위험 지역 주민들에게 최대한 빨리 대피할 것을 촉구했다.

지난 21일 빅토리아주 북서부에서 시작된 화재는 1주일째 계속되며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 이미 서울 면적의 3분의 1이 넘는 213㎢의 산림이 불에 탔으며 주택 6채와 건물 10채가 불에 탔다.

이달 중순에도 대규모 산불로 빅토리아주 내 60만이 넘는 가구가 정전을 겪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올여름 빅토리아주에서 산불이 계속되고 있어 올해를 2019∼2020년 호주를 뒤덮었던 최악의 산불 '블랙 서머'(Black Summer) 이후 가장 위험한 상황으로 보고 있다.

블랙 서머 당시에는 6개월 넘게 산불이 이어지면서 18만6천㎢가 불에 탔고 33명이 사망했다.

워낙 오랫동안 대규모 산불이 이어지면서 태평양 수온을 끌어올려 지난해 초까지 3년간 이어진 라니냐 현상의 원인이 됐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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