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주 2026년 초까지 가뭄서 해방, 작년과 올해 두차례 역대급 폭우 물난리 덕분

[뉴스포커스]

가주 주요 저수지들 저장량 최고 수위 올라...100인치 내린 눈 녹으면 더욱 많은 양 비축
"재발 가능성 대비, 수자원 보호 계속 해야"

역대급 폭우로 인한 비 피해는 컸지만 물난리 덕에 가주가 향후 2년간 가뭄 걱정은 면할 수 있게 됐다.
세계 일기예보를 제공하는 아큐웨더(Accuweather)는 4일 모든 데이터를 검토한 결과 2026년 초까지 가주에 광범위한 가뭄은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아큐웨더는 2022년 말부터 3주 동안 계속된 기록적인 폭우로 3년간 이어진 극심했던 가주 가뭄이 어느 정도 해소된 데 이어 올 겨울 역시 역대급 폭우가 쏟아지면서 향후 2년간 가주 전역이 가뭄의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무리 과학이 발전해도 자연재해를 100% 예측할 수는 없다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가주 가뭄이 끝난 건 2022년 12월14일 개빈 뉴섬 주지사가 역사상 가장 심각한 가뭄에 직면했다며 가주 전역에 가뭄 비상사태를 선포한지 불과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당시 가주는 주요 물 공급원인 저수지들 수위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낮아졌고 남가주 수자원 젖줄인 콜로라도강은 거의 말라 뉴섬 주지사는 "현 상태가 지속된다면 2023년 4월쯤에는 물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며 자발적으로 물 사용량을 줄이지 않으면 강제 절수를 하겠다는 경고까지 했다. LA는 이미 6월부터 집 앞 잔디 물주기를 주 3회에서 2회로 제한하는 조치를 시행하고 있었다.

그런데 며칠 지나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비와 강풍을 동반한 겨울폭풍이 시작되면서 가주 대부분 지역에 평균 강수량의 400~600%가 넘는 비가 내렸고 3주간 쏟아부은 24조 갤런의 비로 인해 저수지들은 역대 최저에서 역대 평균 수준을 뛰어넘는 수위로 올라섰다.

당시 가주 수자원국이 공개한 드론 촬영 사진을 보면, 가주에서 두번째로 큰 저수지인 뷰트카운티 오로빌 호수의 저장량은 12월 21일 29%에서 1월 12일 51%, 3월 8일 75%, 3월14일 80%로 30년간 평균 수준인 71%를 넘겼다. 오로빌 남쪽에서 100마일 떨어진 폴섬 호수도 저장량 27%로 가물었으나 3월 14일 63%로 평균 수준에 달했다.
3주동안 연평균 강우량의 3분의1이 쏟아지면서 19명이 숨지고 340억달러에 달하는 재산피해를 냈고 가뭄 비상사태는 홍수 재해 비상사태로 바뀌었다.

아큐웨더 가주 날씨 전문가인 켄 클라크는 "당시 폭우로 2024년까지는 가뭄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올 겨울 또 기록적인 비가 내려 2026년 초, 어쩌면 그 이상까지 가뭄을 겪지 않을 수 있다"고 예측했다. 그는 "산간지역에 거의 100인치에 달하는 눈이 내렸다"며 "날씨가 따뜻해지면 눈이 녹으면서 저수지로 물이 흘러 들어 수위가 더 올라갈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그렇지만 "가주는 비 한방울, 눈송이 하나라도 저장해야할 만큼 물이 귀한 곳이고 가뭄이 다시 온다는 것은 말할 필요가 없다"며 "수자원 보호를 멈춰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기상청은 오늘(5일) 남가주 일부 지역에 최고 4분의 1인치 이하의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예보했다.  

신복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