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난임부부 18년만에 임신 성공

[메디칼뉴스]

15번이나 체외수정 임신 실패 거듭
AI로 숨겨진 정자 검출, 난자 수정
“무정자증 치료 획기적 게임 체인저”
의학계 일각 “추가검증 필요” 신중

남편의 무정자증으로 18년간 임신에 어려움을 겪은 미국의 한 난임 부부가 인공지능(AI) 기술의 도움으로 임신에 성공했다. 현미경으로 확인되지 않았던 극소량의 정자를 AI가 찾아낸 데 따른 것.
3일 CNN에 따르면, 신분을 밝히지 않은 한 부부는 18년간의 임신 시도 끝에 올 3월 체외수정(IVF)으로 첫 아이를 갖게 됐다.
이 부부는 그간 전 세계의 난임 클리닉을 방문해 15번이나 IVF 시술을 시도했으나, 남편의 정액에 정자의 수가 희박한 ‘무정자증’으로 번번이 실패했다. 일반적인 정액에는 수억 개의 정자가 포함되지만, 무정자증 환자에게서는 전문가가 현미경으로 몇 시간 동안 들여다봐도 검출이 어려울 만큼 그 수가 적다.
미국에서 전체 난임의 약 40%는 남성 요인에 의한 것이며, 그중 약 10%는 무정자증 진단을 받은 경우로 추정된다. STAR 시스템은 현재 컬럼비아대 난임센터에서만 사용할 수 있지만, 개발팀은 이 연구·개발 성과를 공개해 다른 난임센터들과 공유할 예정이다. 비용은 3000달러 미만이다.
이 기술은 천체물리학자들이 AI를 사용해 새로운 별과 행성을 탐지하는 데서 영감을 받았다. 개발을 주도한 제브 윌리엄스 컬럼비아대 난임센터장은 CNN에 “숙련된 기술자가 이틀간 (정액) 샘플을 살펴도 정자를 찾지 못했는데, AI는 단 1시간 만에 44마리를 찾아냈다”며 “AI는 말 그대로 게임 체인저”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번이 첫 사례라는 점에서 추가 검증이 필요하고 난임 시술 같은 생식 의학에 AI 적용을 서두르는 것이 환자들에게 잘못된 희망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