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탄파에 "배신자" 연호, 반대진영은 고성…전한길, 출입금지에 장외생방송

국민의힘이 8·22 전당대회를 앞두고 12일 개최한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는 지난 8일 첫 연설회 당시와 같은 '극한 충돌' 양상이 이어졌다.

이날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합동연설회 시작에 앞서 후보자들은 상호 비방·모함을 배격한다는 내용의 '공정경쟁 준수 서약'을 했지만, 행사는 초반부터 각 후보 지지자들의 욕설과 고성으로 얼룩졌다.

송언석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인사말에서 "원색적 비난과 욕을 하는 행위는 전당대회의 성숙한 모습에 맞지 않는다"며 자제를 촉구했다.

진행자 역시 "과도한 비방과 욕설 등 행사장 질서를 문란하게 만드는 분은 퇴장 등 필요한 조처를 하겠다"고 경고했지만, 욕설과 고성은 멈추지 않았다.

찬탄(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찬성)파 후보들의 연설 순서에서 장내 갈등은 최고조에 달했다.

당 대표에 출마한 조경태 후보가 연단에 올라서자 반탄(탄핵 반대)파 당원들이 큰 목소리로 "배신자"를 연호했다. 이에 조 후보는 4분가량 연설을 하지 못한 채 양손을 들어 당원들을 진정시켜야 했다.

조 후보가 "우리 국민을 배신하고 우리 당원을 배신한 자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라고 소리치는 순간, 좌중은 "미친X" 같은 욕설을 내뱉는 당원과 조 후보의 지지자들이 뒤섞여 아수라장이 됐다.

지난 연설회에서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에게 배신자로 지목돼 야유받았던 김근식 최고위원 후보의 순서에도 "꺼져라"를 외치는 반대파와 박수를 치며 환호하는 지지자 간에 고성이 오갔다.

지난 연설회에서 찬탄 후보들을 겨냥한 야유와 고성을 유도해 논란을 빚은 전씨는 이날 연설회에도 참석하려 했으나, 지도부가 전씨의 행사장 출입을 금지하고 비인가자 출입 통제를 강화하면서 장내에 들어오지 못했다.

전씨는 대신 행사장에서 약 8㎞ 떨어진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으로 이동해 생방송을 진행했다.

그는 "평당원으로서 지도부의 결정을 대승적으로 수용한다"면서도 "전한길이가 당헌·당규 어긴 게 뭐가 있나. 친한(친한동훈)파, 한동훈 이런 세력이 전한길을 내쫓으려고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산·서울=연합뉴스) 김유아 노선웅 조다운 기자 alllcu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