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에어프레미아 등 국적항공사 미주 노선

[뉴스포커스]

ESTA 21불→40불 인상, 'H-1B'10만불로 급등
비이민비자 수수료 250불 신설...여행객 부담↑
구금사태후 美 출장 감소 항공 수요 위축 우려
추석 연휴 성수기 앞두고 성수기 '찬물' 변수로 

미국이 관광·출장객을 포함한 외국인 입국자 대상 비자 및 전자여행허가(ESTA) 수수료를 대폭 인상하기로 하면서 국적 항공사들이 미국 노선 수요 위축을 우려하고 있다. ESTA는 기존 21달러에서 40달러로 오르고, 전문직 비자인 H-1B는 신규 신청 시 10만달러의 수수료가 부과된다. 
여기에 250달러 규모의 비이민비자 신청자 수수료(Visa Integrity Fee)까지 신설되면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에어프레미아 등 주요 국적사들이 타격을 받게되지 않을까 좌불안석이다. 
2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한국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적용된다.  다만 제도별 시행 시점은 다르다. ESTA 수수료 인상은 9월 30일부터, 비이민비자 신청자 수수료 신설은 10월 1일부터 시행되며, H-1B의 10만달러 수수료는 9월 21일 이후 접수된 신규 신청부터 적용된다. 
미국 정부는 이번 인상 조치의 배경으로 행정비용 충당과 보안 강화 필요성을 내세웠다. 비자 심사·발급 과정에 드는 비용이 늘고, 불법 체류·사기 방지 시스템 강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반(反)이민 정서와 자국민 고용 보호를 명분으로 외국인 입국 장벽을 높이려는 정치적 의도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로 인해 미주 노선을 운영 중인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에어프레미아의 타격이 예상된다. 
항공업계는 미국 입국 비용이 커지면서 단기 여행이나 출장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기업들이 미국 현지 공장 건설이나 프로젝트 수행을 위해 전문 인력을 파견해야 하는 경우, H-1B 수수료 급등으로 인력 이동 자체가 지연되거나 축소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는 곧 기업 출장이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져 국적 항공사의 미주 노선 탑승률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적 항공사들의 미국 노선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회복세에 올라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인천~LA 노선에서 49만 명, 인천~뉴욕 노선에서 46만9000명, 인천~애틀랜타 노선에서 23만7000명을 각각 수송했다. 
아시아나도 뉴욕, LA 등 주요 노선에서 점유율을 회복 중이다. 에어프레미아는 장거리 전용 중형기 도입을 통해 미국 노선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수요가 커진 미주 장거리 노선의 비즈니스석의 수익성이 줄어들지 않을까 예의주시하고 있다"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전체 미주 여객수는 미국 노선은 651만명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16.1%p 증가했다. 올 하반기 추석 연휴부터 시작되는 성수기를 맞아 항공업계의 수익성 확대가 기대됐으나 비자 비용 인상은 수요 확대를 제약할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또다른 항공업계 관계자는 "최근 LG엔솔-현대차 공장의 구금 사태 이후, 각 기업들의 미주 지역 출장이 큰 폭으로 감소하며 항공 예약 취소가 잇따르고 있는데 앞으로 여행객들의 ESTA 입국 비용 확대 및 규정도 강화돼 항공 수요가 위축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