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머그샷 굿즈' 팔아 거액 모금 

美 대통령 사상 '첫 굴욕', 되레 선거자금 모금 수단으로 역이용
지난 3주간 2천만불 모금 선거운동 초반 7개월 모금액 절반 이상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퇴임 후 4번째로 기소되고 '머그샷'까지 찍는 과정에서 700만달러가 넘는 돈을 단숨에 모금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가 26일 보도했다. 특히 전현직 미국 대통령 중 처음 촬영했던 머그샷까지 상품으로 만들어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등 선거자금 모금 수단으로 역이용하는 모습이다.

트럼프 선거운동 캠프에 따르면 지난 24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조지아주 풀턴 카운티 구치소에서 20분간 수감 절차를 밟고 풀려난 이후 현재까지 총 710만달러가 모금됐다. 한국 돈으로 보면 100억에 가까운 액수다. 
특히 전날 하루에만 418만달러이 모여 트럼프 캠프 선거운동을 통틀어 24시간 최고 모금액을 기록했다.

특럼프 전 대통령 측은 구치소에서 촬영된 그의 범죄인 인상착의 기록 사진이 공개되자마자 이를 새긴 티셔츠, 포스터, 범퍼 스티커, 음료수 쿨러 등을 만들어 온라인 판매에 나섰다.
이들 상품에는 '절대 굴복하지 않는다!'(Never Surrender!)라는 문구가 쓰였으며, 가격대는 12∼34달러 정도다.
트럼프 캠프 측은 또 문자메시지와 이메일을 다량 발송하며 정치자금 기부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설명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머그샷을 촬영하고 구치소에서 풀려나 뉴저지 베드민스터로 돌아가는 길에 지지자들을 선거운동 웹사이트로 유도하는 트윗을 올렸다.
그가 엑스(X·옛 트위터)로 메시지를 올린 것은 대선 결과에 불복한 지지자들이 일으킨 2021년 1·6 의사당 폭동 사태와 연관됐다는 지적으로 계정이 정지됐던 이후 2년 8개월만에 처음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안내한 홈페이지로 들어가보면 첫 화면에 그의 머그샷이 큼지막하게 걸려있고, "비뚤어진 조 바이든을 백악관에서 몰아내고 우리 나라 역사의 어두운 장에서 미국을 구해내기 위해 기부해달라"는 요청이 뜬다.

트럼프 캠프는 2020년 대선 불복 관련 혐의로 기소가 잇따르던 지난 3주간 거의 2천만달러가 모였다고 밝혔다. 이는 2024년 재선에 도전하는 그가 선거운동 초반 7개월간 모금한 금액의 절반 이상에 달하는 금액이다.
폴리티코는 "이런 전격적인 모금 활동은 트럼프가 극성 지지자들을 동원하는 등 방법으로 네 번 기소당한 것을 선거자금 확보에 활용하는 모습을 잘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머그샷 곤경에 지지율은 상승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곤경에 처할수록 지지율이 상승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공화당 내부적으로 지지층 결집이 단단해 지고 있다는 것이다. 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지난 24~25일, 성인 1004명 대상)에서 공화당 응답자 52%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했다. 이는 이달 초 조사 때보다 5%포인트 급등한 것이다.

☞‘머그샷(mug shot)’은
수용기록부 사진으로, 구금 과정에서 범인 식별을 위해 촬영하는 범죄자의 인상착의 기록사진이다. ‘mug(머그)’는 한국어로 얼굴의 속어인 ‘낯짝’, ‘상판대기’의 뜻을 띄고 있으며, 머그샷은 이 mug(머그)에서 유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