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교통장관, 2014년 인도양 상공서 실종 말레이시아항공 370편 "수색 재개 시사" 시선집중

[말레이시아]

동체·블랙박스 찾지 못해 미제로 남아
미국, 호주 등 관련 기관들 공조 의지

말레이시아 정부가 2014년 인도양 상공에서 실종된 말레이시아항공 370편(MH370) 수색 재개 가능성을 내비쳤다. 200명 넘는 희생자가 발생했음에도 사고 흔적조차 찾지 못했던 탓에 ‘항공 사고 사상 최악의 미스터리’로 꼽히는 사건의 실체가 10년 만에 드러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4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앤서니 로케 말레이시아 교통장관은 전날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MH370 여객기 실종 10주기 추모 행사에 참석해 “미국 (민간 해양탐사업체) 오션인피니티가 새로운 수색 작업을 제안해 왔다”며 “내각 승인을 얻어 조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조만간 업체 관계자를 말레이시아로 초청해 논의를 구체화하고, 호주 정부와 공조하겠다고도 덧붙였다. 
이에앞서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도  “설득력 있는 증거가 제시된다면 기꺼이 (수색을)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말레이시아항공 MH370 여객기는 2014년 3월 8일 239명을 태우고 쿠알라룸푸르를 출발해 중국 베이징으로 향하던 중 실종됐다. 원래대로라면 북진해 중국으로 들어가야 했지만, 베트남 상공에서 갑자기 망망대해 항로로 방향을 튼 뒤 연기처럼 증발했다. 당시 여객기에는 중국인 154명과 호주인 6명을 비롯, 대만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프랑스 미국 뉴질랜드 캐나다 러시아 이탈리아 등 14개국 승객이 타고 있었다.

이후 26개국 국제조사단이 3년에 걸쳐 호주 서쪽 인도양 12만㎢ 권역을 샅샅이 훑었다. 2018년에도 오션인피티니가 말레이시아 정부 허가를 얻어 반년간 수색을 벌였으나 끝내 동체나 블랙박스를 찾지 못했다. 기체가 바다 표면으로 추락할 경우 최소 200만 조각 이상으로 파괴되는 점을 감안하면, 잔해 하나조차 발견되지 않은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조사단은 2018년 최종 보고서에서 사고기가 고의로 항로를 이탈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지만, 확실한 결론을 내리진 못했다. 일부 전문가는 기장이 기내 압력을 의도적으로 낮춰 승객·승무원들을 실신하게 한 뒤 홀로 산소마스크를 쓴 채 인도양으로 비행기를 몰고 가 ‘자살 비행’을 한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아 사건은 결국 미궁 속으로 빠졌다.
한편, 중국인 실종자 가족들은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제조사 보잉, 엔진 제조사 롤스로이스, 알리안츠 보험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베이징 법원에서 심리가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