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미국 문화의 상징', 팬데믹 이후 美 전국서 18% 감소…LA는 무려 35%나 줄어 

[뉴스포커스] 

재료·인건비 상승에 직원 구하기 쉽지않아...술 덜먹고 일찍 자는 소비행태 변화도 한몫
한인타운도 손으로 꼽을 정도 밖에 안남아

LA한인타운에 있는 호돌이, 선농단, 이 두 식당의 공통점은? 호돌이는 한식 메뉴가 엄청 많고 선농단은 설렁탕 전문이니 메뉴는 분명 아니고, 그렇다. 아직도 24시간 문을 열고 영업을 하는 식당들이다. 한때 타운에도 24시간 혹은 자정 넘어까지 영업하는 식당이 꽤 있었으나 지금은 거의 사라졌다. 새벽까지 문을 여는 식당으로는 윌셔가에 있는 북창동 순두부 정도다.

한인타운 만이 아니라 미국에서 팬데믹 이후 24시간 오픈 식당이 사라지고 있다. CNN 비즈니스는 지난 6일 팬데믹 이전에는 식당을 비롯 24시간 오픈하는 비즈니스들이 적지 않았으나 팬데믹 당시 영업시간을 대폭 줄였다가 다시 원상태대로 돌아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옐프(Yelp)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4년 사이에 24시간 영업하는 식당이 18% 감소했다. 식당, 클럽, 술집, 바 등 미국의 화려한 밤문화를 대표하며 '잠들지 않는 도시'로 불렸던 뉴욕은 24시간 영업 식당이 13% 줄었고 LA는 타격이 더 심해 무려 35%가 감소했다. 시카고는 10%가 줄었다.

식당 만이 아니다. 스포츠센터인 24 아워 피트니스는 업체 이름이 24시간 오픈한다는 뜻에서 24 아워인데 미 전역 270여곳 지점 중에서 24시간 문을 여는 곳은 몇 곳 되지 않는다. 24시간 오픈 약국을 대표했던 월마트, 월그린, CVS도 영업 시간을 줄였다.

CNN은 식당들이 24시간 영업을 포기하는 이유로 식당 운영 비용은 올라가고 일할 직원은 구하기 힘든데 팬데믹 이후 소비행태 변화로 특히 밤에 식당을 찾는 손님들이 줄었다고 분석했다.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2020년 3월 이후 현재까지 식자재비는 25%, 인건비는 29%가 올랐다. 또한 미국 요식업계는 현재 약 100만 개의 일자리를 채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어쩔 수 없이 영업시간을 줄이고 있는 것이다.

시장 조사업체 데이터에센셜에 따르면 팬데믹 전후인 2019년과 2022년을 비교하면 식당들의 영업시간이 7.5%, 평균 6.5시간 줄었다. 손님들이 식당을 찾는 저녁 시간대도 과거에 비해 빨라져 오후 4~6시 사이 저녁 식사 예약자가 2017년에는 19%가량이었으나 2023년에는 31%로 증가했다.

이는 미국 젊은층이 음주와 외식을 덜하는 경향과도 맞물린다. 갤럽 조사에서 미국의 35세 이하 성인 중 술을 마시는 사람의 비율이 62%로, 10년 전에 비해 10% 포인트 가량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근래들어 18세부터 35세까지의 미국 Z세대들은 밤 늦게까지 술을 마시거나 노는 대신 건강을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들고 있다는 조사도 잇따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외려 최근 들어 아침식사에 기반한 체인 식당들이 24시간 오픈을 조금씩 주도하고 있다. 팬케이크 전문점 아이홉(IHOP)은 미국내 1800개 매장에서 금요일과 토요일에는 24시간 영업을 재개했고 데니스도 미국내 영업점의 75%인 1600개 지점에서 24시간 영업을 재개했다. 와플 하우스도 2000개 매장에서 24시간 영업을 하고 있다.

신복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