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퍼플하트 훈장 받은 에스트라다 상병…北이 유해 넘긴 시기는 미공개

17세 어린 나이에 한국전쟁에 참전해 '장진호 전투'에서 전사한 미군 병사의 신원이 75년 만에 확인됐다.

22일(현지시간) 미국 국방부와 CBS뉴스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미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PAA)은 한국전쟁 당시 장진호 전투에서 전사한 앨버트 J. 에스트라다 육군 상병의 신원을 지난 16일 파악했다.

에스트라다 상병은 17세 때이던 1950년 7월부터 미군에서 복무하기 시작해 같은 해 11∼12월 제7보병사단 제31연대 소속으로 함경남도에서 벌어진 '장진호 전투'에 투입됐다.

이 전투에서 미군을 포함한 유엔군 3만명은 혹독한 지형과 맹추위 속에서 17일 동안 중공군과 북한군 12만명과 싸웠다.

DPAA는 이 전투가 "한국전쟁 전체에서 치열한 전투 중 하나였다"며 장진호 전투에서만 미 해병을 포함해 1천명 넘게 전사했고 이들 가운데 수백명의 시신을 즉시 수습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에스트라다 상병은 1950년 12월 6일 실종됐고, 3년 뒤인 1953년 12월 미 육군은 그가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재단에 따르면 그는 이미 퍼플하트와 참전기장 등 여러 훈장을 받았다.

퍼플하트는 미군으로 복무하다가 숨지거나 다친 유공자에게 미국 대통령이 수여하는 훈장이다.

에스트라다 상병의 신원 확인을 위해 백방으로 노력한 그의 형제도 2018년 그 공로를 인정받아 한국 정부로부터 훈장을 받았다.

북한은 1953∼54년과 1990∼94년에 한국전쟁 중 전사한 군인들의 유해 수천 구를 송환했고, 이 가운데 장진호 전투에서 전사한 군인들의 유해 540여구도 포함됐다.

이 중 126구를 제외한 모든 유해의 신원이 확인됐으며 아직 신원이 파악되지 않은 유해는 하와이에 있는 국립태평양기념묘지(NMCP)에 묻혀 있다고 DPAA는 밝혔다.

DPAA는 에스트라다 상병의 유해를 어느 시점에 북한으로부터 넘겨받았는지는 공개하지 않았으며, 구체적인 내용은 추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950년부터 1953년까지 이어진 한국전쟁에서 미군은 3만7천명이 전사했고, 8천명이 실종됐다.

실종자 중 일부는 유해를 찾았지만, 아직도 7천500명가량이 고국으로 송환되지 못했으며, 북한에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실종자도 5천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