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대학 나오면 좋은 직장 얻고 안정된 삶 영위?"
[뉴스진단]
美 대학졸업후 실업률, 사상 처음 전체 평균 상회
대졸자 vs 비대졸자 임금 격차도 10년새 대폭 축소
유럽·캐나다·일본 등서도 '고학력 무용론' 확산세
미국에서 ‘좋은 대학을 나오면 좋은 직장을 얻을 수 있고 안정된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성공 공식이 무너지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가 16일 보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뿐만아니라 영국, 캐나다, 일본 등에서도 대졸 프리미엄이 사라지고 있으며 대학교 졸업장은 더이상 취업이나 높은 임금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전하고 특히 첫 취업을 준비하는 신규 졸업생들의 구직난은 (과거보다 더욱) 심각하다고 보도했다.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미국 22~27세 대졸자 실업률은 5.8%를 기록했다. 이는 미국 전체 실업률 평균(4.2%)을 처음으로 넘어선 수치다. 이같은 현상은 유럽연합(EU)에서도 비슥하게 나타나고 있다. 대졸자라고 취업에 더 유리한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일예로 실제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MBA) 졸업생의 3개월 내 취업률은 2021년 91%에서 2024년 80%로 하락했다.
대졸자와 고졸자의 임금 격차도 빠르게 줄고 있다. 2015년 미국의 대졸자 임금은 고졸자 대비 69% 높았으나, 지난해에는 50%까지 줄었다.
인공지능(AI)·자동화에 따른 기술 일자리 축소, 대학을 졸업하지 않아도 고급 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환경 조성, 대학교의 급격한 팽창에 따른 입학생 역량 및 교육의 질 저하, 법률·금융·공공부문 등 전통적으로 대졸자들이 독식했던 일자리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코노미스트는 기술 변화를 대졸 프리미엄 축소의 원인으로 꼽고 고용주는 과거 대졸자만 시켰던 일을 이젠 비대졸자에게도 맡길 수 있게 됐다고 전했.
기업들도 대학 졸업장을 중시하기 보단 실질적인 능력이나 경험을 더 중시하는 추세다.
일각에선 대학 진학이 시간 낭비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예를 들어 프랑스, 아일랜드 등은 최근 10년 새 대학생 수가 각각 36%, 45% 증가했지만, 예술·인문·사회과학 등 비실용 전공 쏠림이 심화해 졸업 후 일자리 미스매치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학 진학률 증가로 학위 가치가 희석된 측면도 있으나, 더 큰 원인은 기술 변화와 산업구조 재편, AI·자동화 등 ‘대졸자만의 특권’이 사라진 데 있다”며 “최근 기업들은 비대졸자 채용 확대, 현장 기술교육 강화 등을 통해 인재 확보 전략을 바꾸고 있다”고 강조했다.